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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아를 찾는 한 소년을 위한 가이드

데미안
글쓴이 하이데나2개월전

데미안 / 헤르만 헤세 저 / 남기성 옮김 / 도서출판 쿵(프로젝트 A) / 2017


헤르만 헤세의 지적이고 세련된 문체를 읽을 때면 저자는 어떤 생각으로 이런 단어를 선택했을 지 궁금해지기도 한다. 머리말에서 그가 그랬듯 헤르만 헤세는 데미안이라는 소설에 전쟁이라는 요소를 등장시킨다. 모든 것을 끝낼 대전쟁이라 불리던 세계대전은 총 2번에 걸쳐 연달아 일어났다. 그것에 휩쓸리며 하나로 통일되는 국가의 정신, 개인적인 것을 인정하지 않으며 종교로 통합시키는 것과 전쟁을 합리화시키는 것을 동시에 이루어냈던 그 시절. 헤르만 헤세는 그러한 인간의 양상들을 보며 데미안을 썼다. 그는 인간의 자아를 해방하며 사고하며 그 자체로 존재하는 위대한 것으로 보았다. 총알 하나로 사라지는 그 모든 사람들의 자아를 추모하듯이 말이다.


데미안이라는 제목과 같은 이름의 데미안이라는 인물은 정말 신비로움을 몸에 휘감고 다니며 주인공이자 화자인 싱클레어에게 여러가지 이야기를 해준다. 그가 뱉는 말 하나하나가 싱클레어와 독자에게는 큰 영향으로 다가오고 인생의 한 부분을 빛내는 조각으로 만드는 대단한 것들로 느껴졌다. 사람은 언제쯤 사람으로 인정받는 것일까? 성인이라고 인정받을 자정이 넘겨지는 순간부터 어린이들은 젊은이들로 바뀌고 한평생 받아오던 기대와는 차원이 다른 기대가 쏟아진다. 그러한 혼란스러움에는 무조건적인 순종이 아니라 타인의 주장을 묵살하고 자신의 의지를 끌고 나갈 지배력을 요구하기도 하는 사회에 대한 원망도 느끼게 된다. 거기에 저항까지 보태진다면 젊은이들은 소위 타락이라 하여 무엇이 나쁜지 좋은지 분간을 하려 하지 않고 그 모든 것을 안 하거나 하려고 한다. 그런 것들을 나는 싱클레어의 방탕한 생활과 신에 대한 찬양을 동시에 하려는 노력에서 보았다.


사랑이라는 것도 양면의 모습이 있다는 말도 정말 와닿았다. 사랑은 어쩔 때는 성스러운 것이라 찬양받으며 언제는 모두의 목표처럼 빛나는 하늘 위의 것으로 취급되기도 한다. 하지만 모두에게 그러한 사랑이 있다는 것은 믿지 못하고 반대로 상스럽고 싸고 치졸하기도 하며 부끄러운 것으로도 취급된다. 어린 아이 때는 이런 것들을 접하지 못하게 한다. 엄청난 혼란을 어렸을 때부터 겪지 못하게 하는 배려같으면서도 어린 아이가 절대 사람과 같은 이성을 생각하지 못한다는 차별처럼 느껴진다. 완전히 이분법으로 생각하게 만드는 세계는 더이상 발전되지 못할 것이다. 모든 것이 혼란스러운 것에서 탄생했음을 기억해보자. 웃기게도 어떤 신화도 뭉쳐진 덩어리에서 탄생했고, 인간도 그렇게 부끄럽게 느껴지는 성에서 탄생한다. 어떤 것도 포기할 수 없고 포기해서도 안되는 혼란을 생각해보자. 한층 더 발전해나가려는 몸부림으로 우리의 틀을 깨부순다면 인류는 정신적 성장을 얼마나 할 수 있을 것인지 자아 해방이 얼마나 대단한 행위인지를 돌이켜볼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에는 부디 나 또한 균형을 알려주는 안내자가 되어 완전한 사랑으로 내 삶을 남길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책장을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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