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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인생 10년
글쓴이 한국인유학생7개월전

남은 인생 10년/고시카 루카/모모/2024

마쓰리는 대학생 때 10년 이상 생존한 사람이 없는 불치병에 걸린다. 처음 발병한 이후 줄곧 입원해있다 병원 밖 생활을 할 수 있을 만큼 호전됐고 치료법도 없기에 벚꽃이 내리는 날 가족들과 퇴원을 하는 모습으로 책은 시작한다. 마쓰리는 사나에와 평소 자신의 좋아했던 애니를 코스프레도 하고 동인지에 만화를 그리며 아프기 전에는 용기내지 못했던 것을 마음껏 하며 기쁨을 느낀다. 그래도 가끔씩 같은 병동에 입원해 있던 레이코 언니가 남편과 영영 헤어지며 괴로워하던 마지막 모습을 떠올리며 연애는 자신에게 사치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자신이 사랑한다고 고맙다고 미안하다고 평소에 말하고 싶었던 초등학교 친구 미유키를 찾아간다. 그리고 그곳 군마에서 초등학교 동창회에 참석했다가 자신이 첫사랑인 가즈토를 만난다. 마쓰리는 기억 하지 못하지만 가즈토의 셔츠 단추를 달아주고 가즈토 자신과는 다르게 무언가에 푹 빠져 사는 그녀에게 빠졌다고 했다. 가즈토는 마쓰리에게 다가오지만 자신에게는 시간이 정해져있다는 것과 가즈토 집에서 여는 다도 클래스에 참여했다가 가즈토가 방황하는 이유가 스무 살 때 종가집을 감당할 자신이 없다며 떠난 전 여자친구라는 사실을 알게되고 어긋난다. 가즈토는 엄격한 다도 종가집에서 태어났는데 모든 분야에서 천재성을 보였지만 어린 시절 공황장애를 얻게 되고 공부도, 운동도 모든 걸 해봤지만 어느 것에도 갈피를 못 잡고 이제 가업을 물려받아야 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마쓰리는 가즈토와 같이 있으면 자신은 없어지고 가즈토만 있는 것 같이 느껴질만큼 그에게 끌렸다. 가즈토도 마쓰리의 말을 듣고 그만 도망치고 가업을 물려받기로 결심하고 도쿄로 와서 마쓰리에게 한 발짝 더 다가온다. 그렇게 둘은 연인이 되서 행복한 생활을 하지만 마쓰리는 레이코 언니를 떠올리며 사탕이 녹기 전까지만 달콤한 맛을 보자는 마음으로 눈물을 머금고 가즈토의 집에서 그가 내려준 차를 마신 후 그에게 자신은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이별을 고한다. 가즈토와 헤어지고 어느 덧 십년이 다 된 시점 마쓰리는 몸이 너무 나빠져 병원에 입원을 하고 죽음을 맞을 준비를 한다. 죽는 순간 마쓰리는 레이코 언니와는 반대로 외로움 속에 홀로 죽는다. 하지만 나는 그때 마쓰리가 오래된 나무처럼 강한 사람으로 마지막을 맞이했다고 느꼈다.

마쓰리가 입원하기 직전 친언니 기쿄의 집에 있을 때 가즈토가 마쓰리의 남은 삶을 함께 하겠다며 찾아온다. 하지만 가즈토가 남은 십년을 어떻게 살아야할지 몰랐던 자신을 구하러 와 준 것처럼 마쓰리 자신도 가즈토를 살려야 한다는 걸 떠올린다. 그렇게 마지막 순간에 마쓰리에게 가면 안된다고 붙잡는 건 아무 것도 없었다.

"후회는 안 하지만, 그렇다고 그건 정답도 아니었다. 인생이란 원래 그런 선택과 답을 쌓아가는 게 아닐까. "things_16.gif?v=2 요즘 "내가 죽으려고 생각했던 건"이라는 노래가 자주 들린다. 그 노래처럼 아주 잠깐 뿐인 삶에 대한 아름다움과 고통을 잘 나타낸 소설이라고 느꼈다. 마지막에 마쓰리가 죽음이 가까워오자 자신조차 몰랐던 추악한 모습에 몸부림치는 모습이 단순히 "삶은 축복이야"라는 위로와는 분명 다르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책은 독자로 하여금 삶은 축복이라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하게 만든다. "내가 죽으려고 생각했던 건"의 끝무렵에 "분명 살아가는 것에 진심이니까" 죽으려고 생각한다는 가사가 나온다. 마쓰리가 삶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기에 삶에 더 진심일 수 있었고 자신의 이름처럼 장례식장에서 사람들은 그녀의 이름처럼 축제 그리고 예쁜 불꽃으로 그녀를 기억한것 아닐까. 나도 삶 자체가 축복이라고 생각한다. 외부로부터 무언가를 받아들이고 감정을 느끼는 것. 그건 살아있는 것들만 할 수 있는 것이고 특권이다. 아마 그러지 못한 삶을 살아본 사람만이 살아있다는 게 얼마나 아름다운지 알 것 같다. 살아도 죽어있는 삶. 시한부를 산다는 건 말로만 들었을 땐 불행 같아도 나에겐 마쓰리의 십년이 꿈같고 부러웠다. 그리고 평소 삶에 지쳐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싶다는 생각이 컸는데 내가 홀로 서는 거, 될 수 있다면 내가 버팀목이 될 수 있게 기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생의 시기마다 때에 맞는 책이 나에게 오는 것 같다. "남은 인생 십년"은 지금은 아무 감정도 느낄 수 없지만 앞으로 내 남은 삶이 얼마나 아름다울지에 대한 기대와 희망 그리고 홀로 서는 연습을 해야 겠다는 울림을 주었다. 내가 뭐라고 말하는 것보다 이 책을 직접 읽어보는 게 사각형 건물 속에만 갇혀 있는 우리에게 창문 밖에는 어떤 풍경이 펼쳐져 있는지 알게 해주는 현실을 탈주하게 해주는 마치 깊게 우러난 차를 마신 것 같은 경험을 시켜준다. 그러면서도 어렵지 않고 누구나 읽을 수 있는 친절한 책이어서 더욱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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