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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슬의 바다/백은별/바른북스/2025 『윤슬의 바다』를 다 읽고 ‘사랑해서 놓아주는 거야.’라는 문장이 떠올랐다. 사랑하는데, 놓아주는 것이 가능할까. 오히려 사랑하면 놓지 않으려고 발버둥 치는 것이 마땅하지 않은가. 『윤슬의 바다』는 이 질문에 가능하다고 마땅하지 않다고 말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질문의 전제는 항상 어떠한 영향 때문이다. 현실에서는 보통 부모님의 반대, 현실적인 문제 예를 들자면 취업, 돈, 결혼, 사회적 인식 등이 있지만 『윤슬의 바다』에서는 사회적으로 배척당하는 초능력자 윤슬과 초능력자가 아닌 초능력자를 잡아 실험하는 부모님의 자식인 바다의 상황 때문이다. 사실 책의 중간 부분에는 바다가 윤슬을 놓게 되지만 윤슬이 이 사랑을 놓지 못하고 다시 만나면서 결국 바다가 윤슬을 죽이며 사랑을 끝내고 윤슬도 이를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것으로 소설이 끝났다. “만약 이게 네 사랑이라면 난 몇 번이든지 기꺼이 네 손에 죽을 수 있어.”“그래도 너여서 다행이다. … 너여서 다행이다. … 그래 너의 사랑이었나 보다. 어쩌면 사랑보다 더한 거였나.”“미안해…. 그 말에 넌 그제야 안심한 듯이 웃으며 눈을 감았다. 우리 꼭 다음 생에서 다시 만나. 사랑해.” 마지막 장면을 읽고 나면 사랑이 도대체 뭐길래 이토록 단 한 문장으로는 정의할 수 없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 사랑이 뭐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사람들은 아마 거의 똑같은 답변을 내놓을 수 없을 것이다. 사랑은 경험하는 것에 따라 다르게 정의할 수밖에 없으니까. 그럼, 윤슬과 바다의 사랑은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 한 문장으로 정의를 할 수 없었다. 그렇다는 건 사랑은 경험해도 정의할 수 없는 것은 아닐까. "우리의 사랑은 성숙할 리 없었다. 아니, 평생 성숙하지 않을 것 같다."“그러니까 우린, 얼빠지고 멍청한 사랑을 하자, 절대 성숙해지지 말자.” 윤슬과 바다의 사랑은 멍청한 것인가? 성숙하지 못한 것인가? 아마 아닐 것이다. 성숙한 사랑을 알고 있기에 이 사랑이 성숙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윤슬과 바다의 사랑은 그토록 성숙하다고 말하고 싶다. 그때의 사랑은 무엇보다 성숙했고, 시간이 지나 본 그 사랑은 그토록 미성숙했다고. 그래서 사랑은 경험뿐 아니라 시간의 영향을 받는다고 이야기하고 싶다. 사랑은 절대, 앞으로, 평생, 영원히 정의할 수 없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포말의 하루
지구 끝의 온실/김초엽/자이언트북스/2021 김초엽 작가의 「관내분실」이라는 단편소설을 읽고 나서 김초엽 작가의 소설에 관심을 두게 되었다. 그중에서도 단편소설로 이루어진 소설집이 아닌 장편소설이자 SF를 가볍게 접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하는 책인 『지구 끝의 온실』을 읽게 되었다. 사실 이번 감상문에 어떤 내용을 담아야 할지 많이 고민했었다. 소설은 말 그대로 소설인지라 우리에게 앞으로 일어날 미래는 아닐 수도 있기 때문에 중요한 것을 뽑아내는 것이 너무나 어려웠다. 많은 고민 끝에 나는 돔 밖에 어쩔 수 없이 밀려난 사람들이 모여 살아가기 위해 존재하는 '프림 빌리지'와 너무나 달라진 시대가 함께 공명하게 해준 '모스바나'에 대해 써보고자 한다. 이 소설에 중요한 장소인 '프림 빌리지'는 '더스트'라는 재앙과 같은 것으로부터 인류를 지켜주는 공간인 '돔' 안에 사람들이 그 밖에서 들어오는 사람들을 잔인하게 죽이며 쫓아낸 사람들이 '돔' 밖에서 살아남기 위해 모인 공간이다. 말 그대로 '돔'과 비슷한 역할은 하지만 숲이며 어떻게 보면 쫓겨난 사람들이 모인 공간이기도 하다. 이 공간에 살아가는 각각의 사람들의 관계와 가치관을 깊게 다루고 있는데 나는 여기서 '지수'와 '레이첼'의 관계성에 주목했다. 이 '프림 빌리지'에 어쩌면 처음 살아가게 된 '레이첼'과 그 뒤로 리더와 같은 역할이 된 '지수'는 자신을 지키기 위해 이곳에 온 것은 같지만 이후의 세상에 대한 인식에서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 지점이 흥미로웠다. 지금의 우리 세계도 그렇듯이 어떤 일에 대해 의견이 갈라지기 마련이다. 사람이 살아가는 이 세계를 변화시키는 데에 큰 관심이 없지만 위험성이 있으며 세계를 어쩌면 삼켜버릴지도 모르는 '모스바나'를 밖으로 내보내고 싶어 하지 않는 '레이첼'과 이 세계를 다시 예전처럼 변화시키기 위해 그러한 위험성을 감안하고 '모스바나'를 밖으로 내보내야 한다는 '지수'의 대립은 지금과 다를 것이 없다고 느꼈다. 분명 '레이첼'도 세계에는 관심이 없어 보이면서도 누구보다 세계를 의식하는 것처럼 보였고 '레이첼'과 '지수' 모두 이 세상을 위한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 방법은 달랐고, 결과적으로 '지수'의 생각이 맞았다는 것을 소설의 마지막 대목을 읽으면서 알게 되었다. 세상을 구할지도 모르지만, 세상을 아예 집어 삼켜버릴지도 모르는 '모스바나' 같은 존재가 있다면 종말이 얼마 남지 않은 세상에 그 존재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었다. 세상을 삼켜버릴지도 모르는 위험성을 감수하고 그 존재를 사용할 것인가 아니면 그러한 위험성 때문에 더 빠른 종말과 고통을 불러오지 않도록 사용하지 않을 것인가. 사실 이 질문의 정답은 절대 알 수 없다. 결과론적인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좋은 결과를 불러일으킨다면 기적이고 나쁜 결과를 불러일으킨다면 저주이다. 그럼에도 나는 그 존재를 사용할 것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시간이 흐르는 것보다 더 큰 고통이 따를지 모르지만, 조금의 가능성이 있다면 무엇이라도 해보는 것이 정답이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결국 '지수'도 이와 비슷한 생각 끝에 '모스바나'를 돔 밖에 내보내기 위해 노력했을 것이다. 『지구 끝의 온실』을 읽고 나서 더 많은 SF를 읽어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사실 SF라고 하면 되게 비현실적이고 쉽게 공감되지 않는 부분이 많아 꺼려지기 마련이었는데 『지구 끝의 온실』은 가까운 미래와 인류, 감정에 대한 다양하면서도 현실적인 관점을 제공해 주었다. 또 내가 평소에 절대 생각해 보지 못한 주제를 접할 수 있는 유일한 장르가 될지도 모르겠다.
포말의 하루
엘리멘탈/피터 손/2023 <엘리멘탈>은 피터 손 감독의 애니메이션 영화이다. 피터 손 감독은 이 영화에 대해서 “타인을 사랑하는 것은 그의 본질을 이해하는 것과 같다.”, “관객인들이 <엘리멘탈>을 통해 감정이 어디에서 오는지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라며 감정의 시작점에 대한 이해는 우리를 연결시키게 만들어 서로의 감정에 공감을 일으킨다.”라고 말했다. 이 영화를 다 보고 우연히 피터 손 감독의 인터뷰를 보고 난 후에 이 영화를 한 문장으로 정의하자면 “다름을 사랑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영화에서 서로 다른 불의 원소인 ‘앰버’와 물의 원소인 ‘웨이드’의 우정과 사랑 이야기, ‘앰버’의 가족과 개인 성장 이야기 등 많은 내용이 담겨 있지만, 이 내용을 관통하는 한 가지 주제를 뽑자면 ‘다름’이었다. 행동, 가치관, 외모 등 서로 다른 사람들이 만나 조화를 이루는 과정을 조금은 가볍게 표현한 영화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이 영화에 나오는 대사들이 하나같이 좋은 의미를 담고 있다. “겁도 없이 너에게 뛰어들었고 우린 무지개를 만들었지.”, “우리가 안 되는 이유는 백만 가지지만, 나는 널 사랑해.”, “네 빛이 일렁일 때가 정말 좋더라.” 사랑은 서로 닮은 사람을 만나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어쩌면 너무나 다른 사람을 만나 서로 이해하고 그 다름을 인정하면서 사랑하는 것이 진정한 사랑의 과정일지도 모르겠다. 사랑의 정의는 사람마다 정말 다를 것이다. 서로가 비슷한 사람을 만나 맞추지 않아도 잔잔히 흘러가는 과정을 진정한 사랑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서로가 너무 달라 부딪히고 싸우기도 하지만 서로가 다름을 인정하고 맞춰가는 과정을 사랑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내가 생각하는 진정한 사랑은 서로 다른 채 함께하면서도 상대를 이해하고 품으려는 용기를 갖는 것이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이 영화가 말하는 사랑은 서로를 닮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려는 용기를 말하고자 한 의도가 있다고 생각한다. 또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려는 마음을 이렇게 다양하게 표현한 방식에 놀랐다. 나를 진심으로 아껴주고 나를 진심으로 좋아하고 사랑하는 사람이 이런 말을 해준다면 어떨까. 단순히 “좋아해.”, “사랑해.”가 좋아하는 이유를, 사랑하는 이유를 말해준다면 아마 그 감정을 배로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태어나 자랐던 과정이 전혀 다른 두 사람이 만나 사랑한다는 것을 이렇게 낭만적으로 표현한 영화는 이 영화가 유일하다고 생각했다. 사랑이 항상 완벽하고 아름답고 낭만적일 수만은 없겠지만 한 번 사는 인생에서 이렇게 아름답고 낭만적인 사랑을 한 번이라도 할 수 있다면 얼마나 큰 값진 경험일지 생각만 해도 마음이 한결 편해진다. 이 세상에 있는 모든 사람이, 그리고 나도 인생에서 단 한 번쯤은 이런 사랑을 할 수 있다면 지금의 우리 사회는 조금이라도 더 아름다워질 수 있지는 않을까. 결국 사랑은 서로 닮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는 용기에서 사랑이 시작된다는 사실을 이 영화는 가장 아름답게 보여주었다.
포말의 하루
호구/김민서/창비/2026'우리 삶의 목표는 정말 행복인가' 이 소설은 한 소년이 성장하며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나름대로 정의하는 내용이다.우리 삶의 목표는 정말 행복인가? 우선 나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행복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행복하기 위해 사는 것이라고 생각했고, 행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친구들이랑 놀고 나름대로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하면서 행복하기 위해서 노력했다. 내가 미래에 행복하기 위해서 공부를 했고, 대학을 왔다. 내 인생의 목표는 정말로 내가 행복한 것 그 자체였다.그러나 지금도 행복이 인생의 목표냐고 묻는다면 잘 모르겠다. 매 순간 행복한 것은 정말 힘든 일이기 때문이다. 삶을 살아오면서 나는 행복도 결국 상대적인 것이라고 느꼈다. 가난한 사람을 보면서 그래도 나는 밥은 먹을 수 있으니까 행복한가 싶다가도 부유한 사람들을 보면서 저렇게 부유하면 돈 걱정은 안해도 될텐데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행복했다가도 금방 불행해졌다.이 질문에 대해 윤수(주인공)는 자신만의 답변을 찾는다. 윤수는 "행복하지 않은 삶에도 가치가 있어.", "행복할 때보단 불행할 때가 더 많아. 하지만 할아버지, 나는 지금 인생을 살고 있어." 라고 말한다.윤수의 말을 읽고 많은 생각을 했다. 많은 생각을 한 결과 인생은 그냥 사는 것이 맞는 것 같다. 행복할 때도 있고, 아닐 때도 있겠지만 그 모든 것이 그냥 인생을 구성하는 요소이고, 나는 그 감정들을 하나씩 맛보면서 즐기면서 살아가면 되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다.
9월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 실격은 세계 문학사에서 손에 꼽히는 명작이자,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유명한 작품이다. 이 책을 처음 접했던 것은 중학생 시절이었다. 당시의 나에게 주인공 '요조'라는 인물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존재 그 자체였다. 타인의 시선을 두려워해 광대짓을 자처하는 유년 시절의 모습부터, 스스로 파멸을 향해 걸어 들어가는 성년의 모습까지 그가 왜 그런 극단적인 생각을 품고 비정상적인 표정을 지으며 살아가야만 하는지 그 근원적인 이유를 전혀 납득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다른 독자들이 말하는 찬사에 오히려 이 책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부풀려 주었다가 실망감으로 바꿔 놓는 동기를 만들어주었다. 작품이 지닌 무게감에 비해 요조라는 인물이 보여주는 유약함과 회피적인 태도는 공감하기 어려웠고, 급기야 나는 평생 동안 요조라는 인물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그러한 회의적인 시각으로 책을 읽다 보니 요조가 삶에서 이탈하고 엇나갈 때마다 혼자 '왜 굳이 저런 선택을 할까?'라는 의문이 끊이지 않았다. 그의 기이한 행동 이면에 또 다른 생각이나 인간 소외에 대한 거창한 뜻이 숨겨져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여 깊이 고민해 보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그것은 나에게 있어 '이해할 수 없는 정신적 나약함'으로 단정 지어질 뿐이었다. 그러나 이 책을 마치며 깨달은 한 가지 명확한 사실이 있다. 그것은 인간이라는 존재가 지닌 불완전성과 예측 불가능성이다. 우리는 흔히 유복한 호나경과 좋은 사람들이 주변에 있다면 당연히 삶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흘러갈 것이라고 무의식 중으로, 또는 그럴것이라고 밑마탕으로 깔고 그 사람을 판단한다. 하지만 요조는 부족함 없는 환경에서 자라났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를 사회로부터 격리시켰다. 이를 통해 인간은 아무리 이상적인 조건 속에 놓여 있을지라도 보편 사회가 규정하는 '올바른 삶의 방향'을 이탈할 수 있는 복잡하고 나약한 존재임을 깊이 실감하게 되었다.
연탄
내가 살인자의 마음을 읽는 이유/권일용/21세기북스/2022 “범죄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외국에서 일부 성공을 거둔 대책 중 하나가 회복적 사법을 운영하는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공감했던 문장이었다. 고등학생 때 실제로 회복적 사법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하고 발표를 했던 경험이 있다. 책에서는 “회복적 사법은 자신이 저지른 범죄로 인해서 피해자와 그 가족들이 얼마나 큰 고통을 받고 있는지, 얼마나 힘든 삶을 살고 있는지를 깨닫도록 해주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나는 회복적 사법이란 어떻게 보면 지금 우리 사회의 변질된 사법을 보다 올바른 방향으로 회복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사회의 사법은 법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피해자와 가해자의 관계나 상황보다 가해자를 법으로써 벌하는 것에 모든 관심과 집중을 쏟는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피해자가 겪는 2차적 고통에는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 매우 적다. 이러한 변질된 사법이 나는 너무 안타깝게 느껴졌다. 실제로 이러한 범죄에 대한 뉴스의 반응을 보면 가해자를 비난하거나 비판하는 댓글이 전부이며 뉴스 내용을 봐도 피해자에 관한 내용은 한두 줄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피해자를 단독으로 비추고 눈길을 주는 것이 피해자의 입장에서 부담스러운 경우도 있겠지만 피해자의 고통에 진심으로 공감하고 이해하는 경우라면 조금은 달라질 것이다. 그래서 책에서 말하는 회복적 사법에 대한 관심이 생겼다. 특히 내가 가장 존경하고 관심을 가지는 권일용 전 프로파일러 역시 회복적 사법의 활용 가능성을 언급한 부분을 보면 우리 사회도 이러한 제도에 더 많은 노력을 쏟아야 한다. 나는 이러한 범죄와 범죄자에 대한 심리를 다룬 내용에 흥미를 느낀다. 사실 범죄와 범죄자에 대한 흥미라고 표현하기에는 가벼운 의미를 지니는 것 같고 가장 관심을 두게 되는 분야라고 하기엔 너무나 무거운 감정을 느낀다. 사실 범죄라는 건 피해받은 사람이 존재한다는 것이고 피해를 준 사람이 존재한다는 것이기에 조심스러운 부분이 존재한다. 하지만 나는 범죄자의 상황과 심리라고 하는 것보단 범죄를 저지른 행위에 대한 심리에 관심을 두고 있다. 사실 범죄라는 건 사회적으로 통용되지 못하는 행위이며 벌받게 되기에 자신의 인생에 큰 손해를 남기는 건데 도대체 왜 범죄를 저지르는 걸까에 대한 의문의 답을 나 스스로 찾아가는 과정을 책으로 겪고 있다. 결국에 나는 범죄자가 왜 악한가가 아니라 인간은 왜 범죄자가 되는가에 대한 의문에 답을 찾고 있다.
포말의 하루
세상의 마지막 우체국/무라세 다케시/오팬하우스/2025이 책은 남겨진 사람이 천국에 있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편지를 보내는 이야기이다. 그 대가로 많은 돈을 납부해야 하기는 하지만, 그 돈을 빌려서라도 이 이야기에 등장하는 모든 사람들은 돈을 납부했다. 각각 최애에게, 친구에게, 할머니에게, 반려견에게, 연인에게 편지를 보낸다. 이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편지는 할머니에게 보냈던 편지이다.이 편지를 쓴 사람 '메구미'로, 몸이 불편한 친구를 돕다가 위선자라고 찍히며 괴롭힘을 당한다. 결국 메구미는 등교를 거부하게 되고, 여름방학 때 할머니댁에 맡겨지게 된다. 할머니는 서예를 가르치고 계셨고, 메구미도 할머니의 가르침을 받았다. 처음에는 좋아하는 것들, 원하는 것들을 쓰다가 결국 자신이 원하는 것이 용기라는 것을 꺠닫는다. 그 뒤에 할머니는 폐 질환으로 갑작스럽게 돌아가시고, 메구미는 학교로 다시 돌아가지만, 메구미는 괴롭힘에 잘 대응한다. 이 후 메구미는 할머니에게 앞으로의 조언을 얻으려고 편지를 보내지만, 메구미가 자립하기를 바라는 마음에 답장을 하지 않는다. 답장을 받지 못했지만 메구미는 그동안 여름에 써왔던 서예를 보면서 자신이 가야할 길을 찾아간다.이 이야기를 읽었을 때 눈물이 났다. 왜 눈물이 났는지는 잘 모르겠다. 메구미가 용기를 냈던 것이 대단해서 그런 것일 수도 있고, 메구미가 서예를 몇 번이고 다시 하는 장면이 인상깊어서 일 수도 있다. 뭐 때문에 눈물이 났는지는 모르겠지만, 인생에서 자신을 속이지 않고 살아가는 자세보다 더 강한 것은 없다는 것을 깨달은 메구미가 이 이야기가 끝난 뒤에도 잘 살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9월
그 여름의 끝에 네가 죽으면 완벽했기 때문에/샤센도 유키/토마토출판사/2023인간의 감정은 증명할 수 있는가이 질문은 이 책의 내용을 잘 보여주는 질문이다. 과연 인간의 감정은 증명할 수 있을까?간단하게 생각하면 증명하기 어렵지 않을까 생각한다. 인간의 감정은 순간이다. 우리가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 누군가에게 화가났던 마음, 짜증이 났던 마음 모두 한 순간이며, 모두 사라진다. 물론 여러 감정 중에서 부모님을 사랑하는 마음이라든가, 선생님을 존경하는 마음은 계속 가지고 있는 감정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감정조차 관계에 따라서 계속 변화한다. 그렇게 변화하는 그 순간을 증명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또한 한 가지의 감정만 가지고 있는 경우는 드물다. 예를들어 짝사랑하는 친구가 있다면, 그 친구에게는 좋아하는 감정만 생길까? 그렇지 않을 것이다. 어떤 날은 좋았다가 어떤 날은 짜증도 날 것이다.이 책에서 주인공은 금으로 몸이 변하는 사람을 좋아하게 되고, 그 사람이 금으로 변한 뒤, 그 금을 받기로 한다. 그러나 주인공은 그 사람을 사랑한다고 금으로 변하지 않길 바란다고 생각하지만, 아무도 그 사실을 믿어주지 않는다. 주인공은 가정 형편이 어렵기 때문이다. 주인공은 계속 감정을 증명하려고 애쓰고, 사랑하는 사람과 같이 바다에 뛰어듬으로써 감정을 증명한다. 이런 면에서는 감정을 증명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현실이었다면 보여주기식 연출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적지 않을 것이다. 이런 이유로 감정은 증명하기 어려우며, 감정을 남기는 것은 어렵다. 그러나 감정은 남지 않지만 기억은 남는다. 그래서 주인공이 했던 행동들과 사랑은 기억에 남기 때문에 의미있는 것이고, 그래서 사랑이 아름다운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가장 아름다운 기억이기 떄문에.
9월
훌훌/문경민/문학동네/2022서로 기댈 수 있는 관계란 무엇일까?모든 관계를 리셋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는가? 살아가면서 한 번쯤은 인간관계로 인한 스트레스를 받아봤을 것이다. 그럴 때면 인간관계를 리셋하고 싶다거나 모든 것을 버리고 훌훌 떠나버리고 싶다고 생각하게 된다. 특히 숨기는 것이 많아 서로 껄끄러움이 많은 관계에서 그런 생각을 자주 하게 된다. 이 책의 주인공인 '유리' 또한 대학만 가면 모든 것을 훌훌 털고 떠나리라고 다짐하면서 하루하루를 살아갔다. 그러나 엄마가 재혼해서 낳은 아이인 '연우'를 만나고 연우와 같이 살게 되면서 유리의 계획은 망가지게 된다. 계획은 망가졌지만 오히려 유리는 '떠나지 못할 이유가 생겼는데 이상하게 가뿐했다'고 생각한다. 유리는 왜 그렇게 생각했을까? 관계를 맺는 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유리와 연우의 엄마는 같은 사람이지만 낳아준 엄마는 다른 사람이다. 유리는 사실 입양아이고, 그런 유리를 할아버지에게 맡긴 채 유리의 엄마는 도망을 간다. 그 후에 재혼을 하여 연우를 낳지만 이혼을 하고 사고를 당해 연우는 할아버지에게 맡겨지게 된다. 이러한 사정으로 유리는 할아버지와 연우와 같이 살게 된다. 유리와 연우는 피가 통한 관계도 어릴 때부터 같이 살아온 관계도 아니지만 서로에게 다가가며 가족이 되어간다. 이 과정에서 유리가 느꼈을 마음이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다. 책임감 이었을 수도 있고, 엄마와 같은 사람이 되지는 않고 싶다는 마음이었을 수도 있고, 사실 비밀을 털어놓을 수 없는 관계가 없어서 자신이 진짜로 기댈 수 있는 가족을 원했던 마음이었을 수도 있다. 분명한 것은 유리가 이제는 가족이 생겼고, 관계에서 안정감을 느끼게 되었다는 것이다. 유리에게는 많은 일들이 생길 것이다. 입양아라는 사실이 밝혀지게 될 수도 있고, 할아버지가 아플 수도 있으며, 연우에게 무슨일이 생기게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책의 처음과 달리 이제는 유리에게 가족이 생겼으므로 잘 극복해낼 수 있을 거라는 것을 안다.
9월
우리는 사랑 안에 살고 있다/유혜주,조정연/21세기북스/2024 『우리는 사랑 안에 살고 있다』라는 유튜브 가족 채널인 <리쥬라이크>의 유준이네 에세이로 <리쥬라이크>는 내가 가장 즐겨보는 육아 가족 채널이다. 사실 처음엔 저자 유혜주와 조정연의 커플, 부부 채널이었지만 유준이가 태어나면서 흔히 육아 브이로그, 가족 브이로그를 올리며 육아 채널로 자리 잡았다. 사실 유준이가 태어나기 이전에 유혜주와 조정연 부부의 관계가 너무나 이상적이고 부러웠다. ‘나도 언젠가 먼 미래에 저렇게 다정한 사람과 결혼하고 싶다.’, ‘짜증 내고 불만을 품기보다 한 발짝 뒤에서 상대방을 품어줄 수 있는 사람이 되야겠다.’는 생각들을 하게 되었다. 이 둘의 관계는 유튜브 영상에 보이는 것이 시청자들에게는 전부이기 때문에 모든 것을 안다고 확신할 수는 없지만 분명한 사실은 서로가 매우 사랑하고 아낀다는 것이었다. 또 유준이가 태어나면서 부부의 생각과 태도를 매우 자세하게 볼 수 있었고 배울 점이 정말 많았다. 이렇게 영상으로 알 수 있는 내용과 영상에서는 자세하게 알지 못했던 내용들이 이 책에 담겨 있다. 특히 이 책에서 유심히 봤던 내용들은 유준이 부모로서의 생각들이었다. 이 책을 읽고 나의 부모님도 ‘이렇게 나를 소중하게 키웠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부모님의 시선에서 자신의 아이를 생각하는 인식과 태도들이 너무나 감동적으로 느껴졌다. “우리 부모님과 장인어른, 장모님이 우리의 이름을 지으면서 수없이 고민하고 기대했을 미래처럼 유준이도 엄마 아빠의 바람을 기억하며 이 세상을 살아갔으면 좋겠다. 그리고 유준이라는 이름은 우리가 준 첫 번째 선물이었다는 걸 잊지 않으면 한다.” 이거였다. 사실 누군가 부모님이 너에게 준 가자 첫 번째 선물이 뭐였냐고 묻는다면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하거나 어렸을 때 아마 받았을 것이라 예상하는 문구류 생일 선물을 대답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누군가 이러한 질문을 나에게 한다면 나는 머뭇거리지 않고 당연하게 나의 이름을 말할 수 있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절대 잊지 못할 나의 첫 선물은 문구류도 아이폰도 지갑도 가방도 아이패드도 아닌 나의 이름 세글자라는 것을 이제는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할 나의 첫 선물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바로 나의 이름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책을 읽으면 내가 생각하지도 못했던 것들을 항상 깨닫게 해준다. 특히 이런 에세이를 자주 읽지는 않지만, 현실적인 부모님의 첫 만남부터 나를 가지게 되어 나를 기르셨던 모든 과정을 부모의 관점에서 생생하게 알 수 있다는 점이 너무나 좋았다. 나도 언젠가 저런 사람과 결혼하고 싶고 내가 지금까지 나의 부모님으로부터 받았던 애정과 사랑을 유준이네 부부처럼 두 배, 세 배로 나눌 수 있는 그런 부모가 되고 싶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포말의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