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켈트 신화와 전설(Celtic myth and Legend)/ 찰스 스콰이어/ 황소자리/ 2009켈트 신화에 대해서 들어보았는가? 어릴 적 만화책을 통해서 한 번 쯤은 접해봤을 그리스 로마 신화와 달리 켈트 신화는 관심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들어본 적도 없는 사람이 수두룩할 것이다. 나는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읽고 신화에 푹 빠지며 그리스의 신화 외에도 다른 신화는 무엇이 있을까 찾아보는 도중에 켈트 신화를 알게 되었다. 그리스 로마 신화를 생각하며 책을 펼친 나에게 켈트 신화는 큰 충격을 안겨주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면 그리스 로마 신화와 비슷한 점이 있긴 하나 확실히 다르다. 그리스 로마 신화는 내용의 기본 틀이 확립되어 있고, 인물들이 잘 정리되어 있는 편이다. 예를 들어 신들의 왕, 천둥번개의 신하면 바로 제우스가 떠오르며, 이는 변하지 않는 진실이다. 하지만 켈트 신화는 너무 오래된 탓에 여러 종교적 관점과 인간을 신격화하는 내용이 신화에 섞여버리게 되었고, 그래서 켈트 신화 내에서도 게일신화/ 브리튼 신화의 두 분류로 나뉘게 되며 이 나뉜 분류 내에서도 전설이 전파된 지방에 따라 등장인물의 역할, 이름이 바뀌어서 나온다. 예를 들자면 얼스터에서 가장 강력한 요정으로 간주되는 '어냐'와 남부 먼스터의 여왕인 '아너'는 아마 '아누' 또는 '다누'로 숭배되었던 여신과 동일한 인물이었을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각각의 지방에서 이름과 역할이 바뀐 채로 등장하게 되었다. 켈트 신화는 마치 구전설화와 같아 확정된 내용이 존재하지 않는다. 옛날 옛적의 자료들을 통해 켈트 신화에 대해서 조사해보려 하여도 그 자료들조차 그 때 전해져오던 켈트 신화를 따라 적은 내용이거나 본인의 사상이 포함된 내용이었기 때문에 어떤 내용이 정답인지를 알 수가 없는 것이다.켈트 신화를 읽으면서 생각한 것은 자연물과 인간의 생필품에 큰 의미를 둔다는 것이었다. 켈트의 영웅담에 조금 관심을 가지고 찾아보면 연어가 자주 등장하는 걸 알 수 있다. 이 책을 읽기 전 켈트 신화에서 연어를 보았을 땐 '연어가 왜 나오지? 영웅에게 도움을 주는 음식인데 굳이 연어를?'하며 의아한 마음이 들었는데, 현재는 그 이유를 조금 알 거 같기도 하다. 켈트 신화에서 연어는 지혜의 산물이다. 미래를 알 수 있게 해주는 열매를 연어가 먹으며 예지 능력을 얻게 되었고, 영웅들은 연어를 잡아먹는 것으로 미래를 예측할 수 있게 된다. 연어는 산란기가 되면 자신이 태어난 하천으로 되돌아 오는데, 오직 연어만이 이러한 행위를 한다. 이 과정을 미래에서 과거로 되돌아 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면 과거와 미래의 연관성을 중요시한 켈트인들에게는 연어만큼 지혜로워 보이는 생물이 없었을 것이다. 생필품에 관해서 이야기해보자면 현재의 성배를 예로 들 수 있다. 후대에 기독교의 영향을 받아 등장한 성배는 경이로운 능력을 가진 성물이다. 그러나 그 시초는 가마솥이다. 다그다의 운드리, 브란의 재생의 가마솥, 거인 오귀르브란의 가마솥, 심지어 꽤 유명한 영웅들인 쿠훌린과 아서도 왕과 우두머리로부터 가마솥을 획득한다. 현재 우리의 입장에서 보자면 '신들의 보물이 가마솥이라니 볼품없다'라고 느낄 수도 있지만 그당시 의식주란 매우 중요한 것이었기 때문에 계속해서 음식을 끓일 수 있으며 한 번 요리를 하는 것으로 여러 사람을 먹일 수 있는 가마솥은 생활에 큰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실제로 작중 '로나뷔의 꿈'이야기에 등장하는 '브리튼의 열세 가지 보물'은 검, 바구니, 뿔잔, 수레, 마구, 칼, 가마솥, 숫돌, 옷, 납작한 냄비, 접시, 체스판, 망토로 대다수가 생활에 도움이 되는 도구였음을 알 수 있다.켈트 신화를 읽다보면 그 당시 켈트인의 사상에 대해서 자연스레 알게 된다. 켈트인은 자연물을 숭배하고, 생필품을 중요시하였으며, 부모에 대한 효를 중시하였다. 개인적으로 읽으면서 정말 어렵다고 느낀 책이었다. 계속해서 바뀌는 등장인물들의 이름탓에 누가누군지 파악하는게 힘들었다. 자주 나온 신이였으면 기억할 수 있었으나 짧게 소개하고 지나간 신일 경우엔 정말 누군지 모르겠던 경우도 많다. 그러나 읽은걸 후회하진 않는다. 켈트 신화는 모든 신화의 시작점이자 현재의 우리들에게도 큰 영향을 끼치고 있기 때문이다. 켈트 신화는 '반지의 제왕'과 같은 판타지 소설, 미술, 게임 등 여러 분야에 현재까지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비논리적이지만 자연의 아름다움, 신들의 강인한 정신을 표출하는 이 신화에 판타지 작가들이 푹 빠지는 건 어찌보면 당연한 이치이다. 가끔씩 현실에서 벗어나 비현실적인 이야기에 몰두하고 싶을 때, 여러 신화에 대해서 알고 싶을 때, 판타지 소설에 관심이 생겼을 때 읽어보면 좋을 책이다.
고등어조림
이렇게 될 줄 몰랐습니다/재수 글 그림/심플라이프/2020책표지부터 연필로 그린 삽화가 눈길을 사로잡는다.에세이 형식으로 에피소드를 풀어가지만 중간중간 말풍선과 만화가 있어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만화가 재수님과 아내 분(별명:대장님)의 첫만남부터 고양이 세 마리와 함께하는 일상을 다룬다.많은 이야기는 "그들은 결혼하여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로 끝이 나지만 이 책은 결혼 이후 생활을 다룬다.그 일상이 소소한데 위트있고 웃음을 주면서도 감동적이다.결혼 이후에도 여전히 달달하고 서로를 아끼며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책을 읽으며 발견하고, 결혼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없었는데 결혼 이후도 여전히 삶이 지속된다는 것, 더 큰 행복을 함께 나눈다는 대목에는결혼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삶의 연장선인 결혼 이후의 삶이 궁금한 분들께 추천한다.
라라
팩트풀니스(Factfulness)/한스 로슬링/김영사/2019책의 도입부에는 사실을 묻는 13개의 문제가 나온다. 세계 인구의 다수가 어디에 사는지, 전 세계 1세 아동 중 예방접종을 받은 비율은 몇 퍼센트인지 등에 대한 질문이다.나는 이 문제를 총 4개 맞췄다. 많이 틀린 것에 충격받았지만, 세계 각계 인사들도 많이 틀린 것을 보고 조금 위안을 받았다.어딘가에서 보고 들은 조각난 지식은 실제 세계를 반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고, 많은 것이 바뀌었다.책에서 다소 충격적이었던 것은 인류를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으로 명명하는 것은 더이상 지금의 시대에서 적합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내용이었다.인류의 85%가 소위 '선진국'이라고 불리는 범주에 들어가며, 인구의 6%에 해당하는 13개 나라만 여전히 '개발도상국'에 속하기 때문이다.책은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이 아닌 네 단계 소득수준으로 구분하는 새로운 범주를 제시하며 사람들이 세계를 오해하는 이유를 10가지 개념을 들어 설명한다.읽고나서 느낀 점은 데이터는 올바르게 작성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작성된 데이터를 해석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는 것이다.책의 개념으로 설명하면, '사실충실성(즉, 많은 것이 변화가 느린 탓에 늘 똑같이 보일 수 있다는 걸 알아보는 것)'을 지니는 것이다. 학자를 목표로 하는 사람으로서, 데이터 이면의 현실을 바라보고 해석하는 눈을 기르고 싶다.
라라
자본주의 생존 공략집/ 오정훈/ 연필/ 2020글을 시작하기 앞서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할 사항은 이 책에선 전문적인 경제 지식을 얻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 책은 작가가 본인이 살아오면서 느낀 점에 대해 말한 것을 엮여서 책으로 집필한 것이다. 그러므로 전문적인 경제 지식, 용어에 대해서 알고 싶다면 바로 뒤돌아서 다른 책을 찾아보러 가는 것을 추천한다. 이 책은 좋은 의미로도, 나쁜 의미로도 본인의 생각을 정말 잘 풀어냈다고 할 수 있다. 작가가 투자를 하면서 그때 그때 느낀 경험들을 책에 담아내었기 때문에 만약 작가와 성격이 비슷하거나 작가와 비슷한 경험을 한 사람이라면 공감하며 읽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작가에게 공감하지 못한다면 이 책은 여러분에게 별 도움을 주지 못할 것이다. 개인의 경험을 다룬 내용이기 때문에 작가와 공통점이 존재하기 않는다면 나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게 당연할 것이다. 개인적으로 읽으면서 말의 앞뒤가 모순되는 부분이 있다고 느낀 책이다.작가의 말에서 작가는 본인이 성공한 유명 펀드 매니저도 아니고 막강한 이론으로 무장한 교수도 아니라며 자신을 낮추는 듯한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작중에서 작가는 투자로 이익을 내지 못한 사람들에 대해 '아쉬운 투자자들'이라고 표현하며 그들을 낮춰보는 태도를 보여준다. 물론 존경하던 사람들이 투자를 성공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며 씁슬한 마음을 느낄 수도 있겠지만 정작 본인도 성공한 투자만 한 것이 아닌 수 차례의 투자 실패를 겪은 입장에서 그들에게 공감하는 것이 아닌 아쉽다며 안쓰럽다는듯이 낮춰보는것은 현재의 성공에 취해 과거를 잊어버린 것만 같이 보인다. 만약 이 '아쉬운 투자자들'이 다음 투자에 이득을 보고 본인은 손해를 보는 상황에 처했을 경우, 본인에 대해서 '아쉬운 투자자'였다고 표현하는 것이 아닌 이상 이와 같은 발언은 하면 안 되는 거였다. 이 '아쉬운 투자자들' 발언이 더 충격적이였던 이유는 작가보다 더 큰 성공을 이뤄낸 투자자들도 다른 투자자들에 대해 '아쉽다'와 같은 직설적인 표현을 사용하지는 않았다는 게 한 몫한다. 그들은 자서전에서 투자자들에 대해 다룰 때 '시장이 교체하였으나 과거의 방법을 사용했기 때문에 투자 시장에서 탈락하였다' 혹은 '운이 안 좋았다' 등의 표현을 사용하지 타인의 투자 방식에 대해 '그런 방식으로 투자를 해서 아쉽다'와 같은 표현은 사용하지 않았다. 물론 다른 투자자들의 표현에도 결국 '이러한 방식을 사용한게 아쉽다'와 같은 속마음이 함유된 건 맞다. 다만 이를 직설적으로 표현하는가와 간접적으로 돌려말하는가는 큰 차이를 가진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작가의 '아쉬운 투자자들'발언은 다른 투자자들을 존중하지 않은 것으로 보여진다. 그 아쉬운 투자자들 사이에 이전에 존경하던 사람도 있었다는데, 존경하던 이가 투자에 한 번 실패했다고 '아쉽다'라고 표현하는건 많이 충격적인 부분이다. 위의 '아쉬운 투자자들'발언으로 알 수 있듯이 작가는 작중에서 자산이나 투자 성공률로 사람을 나누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 이러한 모습은 독자의 입장에선 그리 좋게 보이지 않았다.작가는 존경하는 성공한 투자자들에 대해선 '선지자', '그 분', '원탁의 기사' 등.. 마치 입에 담는 것조차 황송한 듯한 모습을 보인다. 심지어 한 존경하는 투자자에 관해선 그의 게시글이 사라지기 전에 글을 프린트 해두어서 정말 다행이라고 하며, 한 장 밖에 뽑지 못하였기 때문에 종이가 구겨지지 않도록 조심하겠다고 말한다. 물론 성공한 이를 존중하는 건 좋지만 그렇다고 성공하지 못한 사람을 바로 낮춰보는 태도는 개인적으로 좋지 않은 모습이라고 느꼈다. 만약 이 선지자들이 투자에 실패할 경우 그들에 대해서도 바로 아쉬운 투자자가 되었다고 표현할 것인가. 나는 경제 책을 읽으며 경제 지식을 쌓는 것도 있지만 그 사람의 주변인을 대하는 태도와 같은 인격적인 모습도 배워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책에선 그런 걸 배워갈 수가 없었다.이 책의 가장 큰 문제점은 얻을 수 있는 지식이 극도로 편향되어 있다는 것이다. 작가에 공감하고, 그의 상황에 이입하지 못한다면 얻을 수 있는 정보는 0 이라고 봐도 될 정도이다. 작가는 블로그를 하면서 여러 사람을 만나고 도움을 받는다. 위에서 소개한 존경하는 성공한 투자자들도 다 블로그나 개인적으로 만난 것이다. 문제는 이렇게 만난 이들이기 때문에 전문적인 지식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것이다. 작가는 무언가 이야기하기 전, '내가 아는 지인 중에', '제가 아는 그 분'과 같은 식으로 운을 띄우며 이야기 하는데 읽는 독자의 입장에서는 '그래서 이 사람들이 뭐하는 사람들인데?'라는 의문을 지울 수가 없는 것이다. 교수와 같이 전문적으로 투자에 대해서 배운 사람인지 인터넷을 돌아다니며 얻은 지식으로 투자를 하는 사람인지 독자의 입장에서는 알 수가 없다는 것이다. 물론 책에 등장하는 사람들이 진짜 전문적으로 투자에 대해 배운 사람들이고, 신변보호를 위해 일부러 누군지 드러나지 않게 해달라고 부탁했을 수도 있지만 그건 작가와 그 사람만이 아는 내용이지, 책을 읽는 독자의 입장에서는 알 수가 없다.이 책을 읽고 싶다면 다음과 같은 조건이 필요하다. 1. 과거엔 부유하게 살았으나 시간이 지나며 가난에 시댤려 본 적이 있다. 2. 온라인으로 나에게 큰 도움이 되는 사람을 만난 적이 있다.3. 나는 정리되지 않은 저자의 생각이 많이 담겨있는 글을 보며 필요한 정보를 뽑아낼 수 있다.나는 개인적으로 이 책이 작가의 블로그 내용을 뭉쳐놓은 것처럼 느껴졌다. 굳이 책으로 내지 않아도 될 거 같았다. 작가와 공감할 수 없겠다고 느껴진다면 계속해서 읽지 말고 바로 다른 책을 찾으러 가는 것을 추천한다. 하지만 작가와 공감할 수 있다면 이보다 인간적인 이야기는 없으므로 앞으로의 삶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고등어조림
반딧불이의 묘(火垂るの墓)/다카하타 이사오/1988평소 지브리 영화를 좋아해서 유명작인 토토로, 하울 뿐만 아니라 남들이 잘 모르는 비주류 영화까지 다 봤다고 자부하는 나였지만, <반딧불이의 묘>는 보지 않고 있었다. 나는 이 영화를 둘러싼 다양한 소문과 여러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이를테면, 군국사회 일본을 옹호한다던가, 전쟁 가해국인 일본을 마치 피해자인 것처럼 묘사한다 하는 말들 말이다. 그렇게 <반딧불이의 묘>는 지브리 영화 중 내가 보지 않은 유일한 영화가 되었다.동생이 넷플릭스 추천에 떴다며 이 영화를 보기 시작했다. 마침 한가했던 나는 소문으로 접한 영화가 아닌, 영화를 직접 보고 판단해보고 싶었다. 소문대로의 영화인지, 아니면 내가 모르는 무언가 다른 것이 있는지. 그렇게 직접 본 이 영화는 영화를 수식하는 악명과는 너무나 달랐다. 아이러니하게도 영화를 보며 돌아가신 할아버지가 자꾸 떠올랐다.한국전쟁으로 8살에 부모님을 잃은 할아버지는 당시 3살이었던 여동생과 함께 고아가 되었다. 시체더미에 버려진 할아버지의 부모님 시체는 장례를 제대로 못치른채 그대로 불살라졌고, 할아버지는 거처를 찾아 부산에서 광주에 있는 친척집까지 갔다. 힘겹게 간 친척집은 할아버지 남매를 환영하지 않았고, 온갖 구박을 받으며 지내다가 도망쳐나왔다. 그리고, 길거리에서 있다가 고아원에 잡혀갔고, 고아원에서도 도망쳤다는 할아버지한테 들은 이야기가 영화를 보는 내내 오버랩되어 재생되는듯 했다. <반딧불이의 묘>는 제2차 세계대전의 일본의 남매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다. 14살 세이타, 4살 세츠코 남매는 공습으로 인해 어머니를 잃고 친척집에 가서 지내게 된다. 친척은 남매를 냉대하고, 냉대에 견디다 못한 주인공 남매는 피신용 동굴로 거처를 옮긴다. 남매는 어떻게든 살아가려고 애쓰지만 굶주림과 주변 어른들의 냉대, 점점 아파가는 세츠코를 두고 생존은 힘겨운 싸움이 되어간다. 영화를 둘러싼 소문에 보기를 꺼려했지만, 막상 보고 나니 돌아가신 할아버지의 유년 시절을 추억하며 마음 아파할 수 있는 영화였다. 영화를 둘러싼 소문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한 사실여부와 판단을 하기 어렵지만 영화를 보고 난 후 느낀 느낌을 간직하며 이 영화를 기억하고 싶다.
라라
에너미 마인(Enemy Mine)/ 배리 B. 롱이어/ 허블/ 2024손과 발가락이 3개의 두꺼비를 닮은 외계생명체와 포류하게 된다면? 심지어 그 외계생명체와 전쟁중인 관계라면?인간과 외계생명체 드랙이 무인 행성의 소유권을 차지하려고 전쟁을 벌이는 상황 속에서 인간 조종사 데이비지와 드랙 조종사 제리는 외딴 행성의 어떤 섬으로 불시착하게 된다. 서로에 대해 욕설만 퍼붓던 그들이였지만, 섬에 있는 사람들이 본인들뿐이라는 걸 알게 된 후 생존을 위해 일시적 휴전을 맺는다. 여기서 한 번 제리의 생김새에 대해서 설명하고 넘어간다. 제리는 드랙으로 코가 없으며 이빨은 나뉘어져있지 않고 하나로 붙어있다. 손과 발가락은 3개이며 눈과 피부는 황색 계열의 색을 지녔다. 남녀의 구분이 없으며 혼자서 자가수정이 가능해 별도의 개체가 없어도 임신할 수 있다. 데이비지는 제리에 대해 두꺼비를 닮았다고 표현하였다. 단순히 생각해봐도 호감가는 생김새는 아니란 걸 알 수 있다. 에너미 마인은 1985년에 영화화된 적이 있는데, 소설과 달라진 부분도 존재하겠지만 이 영화에 나오는 제리의 모습을 통해 대강 드랙이 어떻게 생긴 생명체인지 알아볼 수 있다. 생김새 이외의 부분에서도 냄새가 난다, 끈적끈적한 점액 등 작중에서는 드랙에 대해 긍정적인 묘사를 거의 해주지 않는다.책을 읽는 도중에는 굳이 이렇게 거부감이 들도록 묘사할 필요가 있나 싶었지만 책을 다 읽고 나니 우정에서 중요한 것은 생김새가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요소였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작가는 드랙을 통해서 인간이 추구해야 할 이상적인 모습을 표현하였다고 생각한다. 드랙은 인간과 매우 다른 생김새를 지녔지만 그들이 지닌 의지와 긍지는 존경할만한 것이였다. 드랙은 이름을 따로 짓지 않고 선대로부터 물려받아 사용한다고 한다. 그래서 제리의 가계 제리바의 경우는 5개의 이름을 계속해서 번갈아서 사용하는 중이였다. 데이비지는 이를 듣고 조상들을 기억하기 쉽게 하려고 이름 5개를 번갈아서 사용하냐고 묻는다.제리는 이에 대하여 구별을 위해서라고 답한다. 또 흔히 있는 이름들에 지나지 않으니까 정말 중요한 각자의 행적이 더 돋보이게 된다고 덧붙인다. 드랙은 이렇게 이름의 형태에 집착하기 보다는 개개인의 인생과 업적을 중요시하였다. 그래서 제리의 경우 200명이나 되는 모든 선조의 전기를 외우고 있었다. 우리 인간이 이름으로 자신이 누구인지 규명하는 동안, 드랙은 선조들의 수백 세대를 기억하며 자신이 누구인지,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확고히 정립하고 있었다. 글을 읽으며 나도 우리 집안에 대해서 생각해보았다. 생각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더 이상 아무것도 떠올리지 못하여 끝나버렸다. 우리도 드랙과 같이 이름을 번갈아서 사용해야 한다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과거를 존중하며 기억하려하는 태도는 본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작중 제리는 아이를 낳고 생을 마감하며 데이비지는 제리를 대신하여 제리의 아이 자미스를 키운다. 제리가 죽은 후 데이비지는 절망하며 큰 충격에 빠지게 되는데 이 때 데이비지는 외로움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느끼게 된다.초반부에 서로에게 험담을 하던 때를 생각하면 같은 사람이 맞나 싶지만 말이 통하는 생명체는 서로밖에 없는 상태에서 1년이나 같이 생활하였다는걸 생각하면 그리 이상한 반응도 아니다. 이를 통해 사람에게 말이 통하는 존재의 여부란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었다. 자미스와 생활하던 중 섬에 착륙한 비행선에 의해 데이비지는 구조되지만 더 이상 그는 인간 세상에 어울리지 못한다.전쟁이기 때문에? 아니다. 데이비지가 구조될 때 전쟁은 이미 끝난 상태였다. 그는 사람들이 장난스레 말하는 드렉에 대한 험담을 참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는 결국 다시 자미스와 함께 섬으로 돌아가 그 곳에서 생활하게 된다. 데이비지는 섬으로 돌아가기 전, 자미스에게 섬에게 생활할 때가 지금보다 편했다고 말한다. 나는 이를 물리적인 편함보단 심리적인 편함이라고 생각한다. 당연히 물리적으로 편한 건 섬보단 지구일 것이다. 먹을 것이라곤 뱀밖에 없고, 겨울에는 온 몸이 시릴 정도의 추위가 도사리는 섬이 지구보다 편할리가 없다.하지만 섬에는 차별이 없다. 생김새에 따라, 종족에 따라, 가치관에 따라 구분하는 것들이 존재하지 않았다. 이게 데이비지가 섬으로 돌아간 이유라고 생각한다. 적과 함께 섬에 표류해, 적과 지내는 중 적에게 감화되어 지구로 돌아간 후에도 적응하지 못하고, 결국 다시 섬으로 돌아온다. 독자 입장에서 보면 동족과 어울리지 못하고 다시 고립한다는 씁쓸한 인생이지만 적어도 데이비지는 행복한 삶을 살았을 것이다. 왜냐하면 데이비지는 섬에서 생활하면서 진정한 이해가 무엇인지를 깨달았기 때문이다. 서로 차별하지 않고, 서로의 문화를 존중하며 배우려고 하고, 서로 목숨을 바쳐서라도 상대방을 구하려고 하는 상황. 이 이상적인 상황은 섬에 단 둘만이 표류했기 때문에 이루어질 수 있었던 상황이기도 하다. 어쩌면 데이비지와 제리에겐 단 둘이 고립한 것이 천운의 상황이였던 걸지도 모르겠다. 고립한 덕분에 최고의 우정을 손에 넣었으니까 말이다. 에너미 마인은 미국의 SF잡지 '아이작 아시모프의 SF 매거진' 1979년 9월 호에 중편소설로 수록되면서 처음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었다. 이 후 작가는 이어지는 이야기를 두 편 더 집필하였고 내가 읽은 2024년본의 경우 이어지는 이야기가 포함된 내용이었다. 1979년도에 이런 내용의 소설이 세상에 나타나다니. 작품은 '대립관계였던 인물들의 화해와 소통'이라는 보편적인 주제를 담고 있지만, 이를 그려내는 내용이 정말 완성도가 깊었다고 생각한다. 전쟁이라는 대립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집어넣으니까 대립의 이유에 정당성이 생겼고, 이로 인해 서로 화해하였을 때의 만족감이 더욱 증폭되었다. '대립과 갈등', '화해와 용서'란 현대 시대에서도 충분히 생각해볼 거리를 주는 주제라고 생각한다. 특히 요즘 대혐오 시대에는 더욱 중요한 주제이다. 글의 내용이 많이 길지 않으며 내용도 어렵지 않으므로 꼭 한 번 읽어볼 것을 추천하고 싶다.
고등어조림
- 영화후기 : 남은 인생 10년 (여명(餘命) 10년) / 후지이 미치히토(藤井 道人) / 2023 이 영화는 20대 후반의 여자 주인공 마츠리와 남자 주인공 카즈토의 이야기이다. 20대 후반의 마츠리는 희귀 난치병인 폐동맥고혈압을 진단받고, 앞으로 살아갈 수 있는 시간이 10년 남짓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절망에 빠진 그녀는 스스로를 가족들과 친구들로부터 점점 멀어지지만, 어느 날 우연히 같은 학교 출신의 친구인 카즈토와 우연히 재회하게 된다. 삶을 살아가는 이유를 잃고 방황하던 두 사람은 점차 서로에게 끌리게 되고, 마츠리는 자신의 남은 시간을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의미 있게 보내기로 결심한다. 마츠리의 병은 점점 악화되지만, 그녀는 끝까지 웃음을 잃지 않으려 애쓰고,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성장하며 사랑과 이별을 배워간다. 그녀는 죽음 앞에서도 삶을 포기하지 않고, 오늘 하루를 진심으로 살아내며 영화를 보는 관객들에게 '지금 이 순간의 소중함'을 일깨운다.: 2024년의 어느 겨울, 저녁을 먹고 나서 나는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 유튜브로 J-POP을 듣고 있었다.그 중에서 '요네즈 켄시의 레몬'이라는 노래를 듣고 있었는데, 노래 영상에는 남은 인생 10년이라는 영화가 짤막하게 등장했다.대중매체나 한일 문화를 자주 접한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고마츠 나나가 여자 주인공으로 나오고 있었다.후기를 살펴보니 "영화를 보면서 계속 울었다", "삶의 소중함과 사랑에 감동받은 영화"라는 리뷰가 많았고, 나도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졌다.일본의 로맨스 영화를 자주 봤던 사람들에게는 어떻게 보면 '시한부 선고를 받은 주인공과 그의 연인 이야기'는 뻔한 줄거리일수도 있다.어쩌면 인생에서 제일 황금기이자 보석같은 20대의 시기에 마츠리와 카즈토는 삶의 의지를 잃고, 우울한 나날들을 보낸다.그러다 우연히 서로를 만나며 점차 사랑을 하고 삶의 의지를 찾아가는 과정은 매우 인상 깊었다. 영화를 보고 나서 '사랑은 유한한 것인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해보았다. 인간의 삶은 유한하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흐른다.그 시간 속에서 우리는 하루를 살아가면서 일을 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사랑하는 사람들과 시간을 보낸다.영화는 삶의 의지를 잃어가던 20대 남녀 이야기에서 서로를 통해 활력을 찾아가는 20대 연인의 사랑 이야기로 전환되고영 카즈토가 무너진다고 생각하겠지만 마츠리를 위해 삶을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깊은 감명을 느꼈다. 영화를 다 보고 나서 한 구절이 생각났다.고대 그리스 시인인 소포크레스는 '내가 헛되이 보낸 오늘은 어제 죽은 이가 그토록 갈망하던 내일이다.' 라고 말했다.우리에게는 그저 평범한 일상인 하루가 누군가에게는 간절하고 절실한 하루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영화를 통해서 삶을 살아가는 방식과 오늘 하루를 대하는 태도를 되돌아보았다.아직 많이 부족하고 서투르지만 적어도 헛되이 살지 않기 위해서 오늘 주어진 하루에 최선을 다해야겠다.***[관리자]안녕하세요. 제출하신 글에 대한 표절률 검토 결과, GPT 표절률이 39%로 확인되었습니다. 내부 기준에 따라 마일리지 감점(-3점)이 적용되었음을 안내드립니다.독서클럽 글쓰기는 카피킬러 및 GPT킬러 표절검사를 동시 시행하여 검증 후 마일리지 적립을 진행하고 있으니 성실한 작성 부탁드립니다.문의사항은 ☎ 042.629.7692 번호로 연락 부탁드립니다.감사합니다.*▣ 분량 최소 기준: 300자 *분량 미달 시 마일리지 미지급(0점)▣ 평가 기준: 글의 성실성, 창의성▣ 표절: 전체 글 중 30~50% 까지 부분 표절 / 50% 이상 전체 표절 *표절 시 감점처리(-3점) *표절 3회 이상 적발 시, 당해 연도 시상자 선발에서 제외 *시상 후 표절 확인 시 시상 취소***■ 독서클럽 마일리지 적용 기준: https://bookcc.hannam.ac.kr/kor/sub04/menu_02.html
최재우
남은 인생 10년/고시카 루카/모모/2024 마쓰리는 대학생 때 10년 이상 생존한 사람이 없는 불치병에 걸린다. 처음 발병한 이후 줄곧 입원해있다 병원 밖 생활을 할 수 있을 만큼 호전됐고 치료법도 없기에 벚꽃이 내리는 날 가족들과 퇴원을 하는 모습으로 책은 시작한다. 마쓰리는 사나에와 평소 자신의 좋아했던 애니를 코스프레도 하고 동인지에 만화를 그리며 아프기 전에는 용기내지 못했던 것을 마음껏 하며 기쁨을 느낀다. 그래도 가끔씩 같은 병동에 입원해 있던 레이코 언니가 남편과 영영 헤어지며 괴로워하던 마지막 모습을 떠올리며 연애는 자신에게 사치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자신이 사랑한다고 고맙다고 미안하다고 평소에 말하고 싶었던 초등학교 친구 미유키를 찾아간다. 그리고 그곳 군마에서 초등학교 동창회에 참석했다가 자신이 첫사랑인 가즈토를 만난다. 마쓰리는 기억 하지 못하지만 가즈토의 셔츠 단추를 달아주고 가즈토 자신과는 다르게 무언가에 푹 빠져 사는 그녀에게 빠졌다고 했다. 가즈토는 마쓰리에게 다가오지만 자신에게는 시간이 정해져있다는 것과 가즈토 집에서 여는 다도 클래스에 참여했다가 가즈토가 방황하는 이유가 스무 살 때 종가집을 감당할 자신이 없다며 떠난 전 여자친구라는 사실을 알게되고 어긋난다. 가즈토는 엄격한 다도 종가집에서 태어났는데 모든 분야에서 천재성을 보였지만 어린 시절 공황장애를 얻게 되고 공부도, 운동도 모든 걸 해봤지만 어느 것에도 갈피를 못 잡고 이제 가업을 물려받아야 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마쓰리는 가즈토와 같이 있으면 자신은 없어지고 가즈토만 있는 것 같이 느껴질만큼 그에게 끌렸다. 가즈토도 마쓰리의 말을 듣고 그만 도망치고 가업을 물려받기로 결심하고 도쿄로 와서 마쓰리에게 한 발짝 더 다가온다. 그렇게 둘은 연인이 되서 행복한 생활을 하지만 마쓰리는 레이코 언니를 떠올리며 사탕이 녹기 전까지만 달콤한 맛을 보자는 마음으로 눈물을 머금고 가즈토의 집에서 그가 내려준 차를 마신 후 그에게 자신은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이별을 고한다. 가즈토와 헤어지고 어느 덧 십년이 다 된 시점 마쓰리는 몸이 너무 나빠져 병원에 입원을 하고 죽음을 맞을 준비를 한다. 죽는 순간 마쓰리는 레이코 언니와는 반대로 외로움 속에 홀로 죽는다. 하지만 나는 그때 마쓰리가 오래된 나무처럼 강한 사람으로 마지막을 맞이했다고 느꼈다. 마쓰리가 입원하기 직전 친언니 기쿄의 집에 있을 때 가즈토가 마쓰리의 남은 삶을 함께 하겠다며 찾아온다. 하지만 가즈토가 남은 십년을 어떻게 살아야할지 몰랐던 자신을 구하러 와 준 것처럼 마쓰리 자신도 가즈토를 살려야 한다는 걸 떠올린다. 그렇게 마지막 순간에 마쓰리에게 가면 안된다고 붙잡는 건 아무 것도 없었다. "후회는 안 하지만, 그렇다고 그건 정답도 아니었다. 인생이란 원래 그런 선택과 답을 쌓아가는 게 아닐까. " 요즘 "내가 죽으려고 생각했던 건"이라는 노래가 자주 들린다. 그 노래처럼 아주 잠깐 뿐인 삶에 대한 아름다움과 고통을 잘 나타낸 소설이라고 느꼈다. 마지막에 마쓰리가 죽음이 가까워오자 자신조차 몰랐던 추악한 모습에 몸부림치는 모습이 단순히 "삶은 축복이야"라는 위로와는 분명 다르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책은 독자로 하여금 삶은 축복이라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하게 만든다. "내가 죽으려고 생각했던 건"의 끝무렵에 "분명 살아가는 것에 진심이니까" 죽으려고 생각한다는 가사가 나온다. 마쓰리가 삶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기에 삶에 더 진심일 수 있었고 자신의 이름처럼 장례식장에서 사람들은 그녀의 이름처럼 축제 그리고 예쁜 불꽃으로 그녀를 기억한것 아닐까. 나도 삶 자체가 축복이라고 생각한다. 외부로부터 무언가를 받아들이고 감정을 느끼는 것. 그건 살아있는 것들만 할 수 있는 것이고 특권이다. 아마 그러지 못한 삶을 살아본 사람만이 살아있다는 게 얼마나 아름다운지 알 것 같다. 살아도 죽어있는 삶. 시한부를 산다는 건 말로만 들었을 땐 불행 같아도 나에겐 마쓰리의 십년이 꿈같고 부러웠다. 그리고 평소 삶에 지쳐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싶다는 생각이 컸는데 내가 홀로 서는 거, 될 수 있다면 내가 버팀목이 될 수 있게 기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생의 시기마다 때에 맞는 책이 나에게 오는 것 같다. "남은 인생 십년"은 지금은 아무 감정도 느낄 수 없지만 앞으로 내 남은 삶이 얼마나 아름다울지에 대한 기대와 희망 그리고 홀로 서는 연습을 해야 겠다는 울림을 주었다. 내가 뭐라고 말하는 것보다 이 책을 직접 읽어보는 게 사각형 건물 속에만 갇혀 있는 우리에게 창문 밖에는 어떤 풍경이 펼쳐져 있는지 알게 해주는 현실을 탈주하게 해주는 마치 깊게 우러난 차를 마신 것 같은 경험을 시켜준다. 그러면서도 어렵지 않고 누구나 읽을 수 있는 친절한 책이어서 더욱 좋았다.
한국인유학생
소년이 온다 / 한강 저 / 창비 / 2014년 5월 19일책을 많이 읽지 않았던 나는 한강이라는 작가를 잘 몰랐다. 이번에 노벨문학상을 탄 것을 보고 한강이라는 작가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이러한 한강 작가의 책 중 '소년이 온다'라는 책을 선택하게 된 것은 광주민주화운동의 실상을 담은 이야기이기 때문이었다.이 책은 단순히 어떤 시대의 비극을 담은 이야기가 아니라, 고통을 껴안는 방식과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끈질긴 질문이다.또한 인간의 양면성을 충분히 느끼게 하는 하나하나의 이야기들로 이루어진다. 그렇기에 읽는 동안 슬픔이 차오르며 무겁고 조용하게 심장을 내려앉게 만든다.이 소설은 그 당시의 상황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며 읽는 사람들로 하여금 이 운동을 기억하게 하며, 또 함께 아파하라고 하는 것 같다.이 책이 던지는 가장 큰 울림은 난데없는 무력한 상황 속에서도 끝끝내 인간으로 남으려 했던 이들의 존재이다.이러한 무력한 상황 속에서 그들의 노력이 없었더라면, 지금의 광주뿐만 아니라 한국은 민주주의의 나라가 아니었을지도 모른다.비극적인 상황 속에서도 서로를 돕고 아끼고자 했던 그 마음들, 이 마음들이야말로 우리가 잊지 않아야 하는 것 아닐지 생각해 본다.
녕
권오현 전 삼성전자 회장의 『초격차』는 한 대기업의 성공 전략을 기록한 책이 아니다. 처음 책을 펼쳤을 때는 대기업 경영자의 경험담 정도로 생각했는데, 읽을수록 개인의 삶에도 적용할 수 있는 깊은 통찰이 담겨 있다는 걸 느꼈다. 저자가 반복해서 강조하는 태도는 “기본과 원칙을 지켜라”였다. 당연한 말 같지만, 일상에서 돌아보면 지키기 어려운 순간이 많다. 성과를 빨리 내고 싶어 지름길을 찾다 보면 결국 더 큰 문제를 맞게 된다는 사실을 떠올리며 고개가 끄덕여졌다. 특히 “위기가 닥칠 때 회사를 살리는 것은 결국 기술과 사람이다”라는 구절은 오래 남았다. 단기간의 성과보다 장기적인 경쟁력을 위해 꾸준히 배우고 준비해야 한다는 메시지가 크게 다가왔다. 책을 덮으면서 ‘초격차’라는 개념을 경쟁에서 남을 이기는 전략이 아니라, 자기 삶을 단단하게 만드는 태도로 이해하게 되었다. 누군가와 비교해 앞서기 위한 다툼이 아니라, 나만의 기준을 세우고 끊임없이 개선하려는 노력이야말로 진짜 경쟁력이 아닐까. 불확실한 시대일수록 남이 만든 기준에 흔들리지 않고 스스로를 갈고닦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되었다.
미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