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핏빛 자오선(Blood Meridian or the Evening Redness in the West)/ 코맥 매카시/ 민음사/ 2009여러 대중 소설들은 인간성의 아름다움, 인간의 의지를 다루며, 우리는 이와 같은 소설들을 보면서 용기와 에너지를 얻는다.하지만 누군가는 지독한 허무주의로 이루어진 잔혹한 현실에 대해서도 일깨워줄 필요가 있다. '핏빛 자오선'이 바로 그러한 소설이다. <잔인한 역사>작품은 미국의 서부개척시대를 시대 배경으로 하고 있다. 서부개척시대란 미국사에서 미국의 독립을 전후하여 유럽인의 문명이 닿지 않고 독자적인 원주민 문화가 존재하던 서부 황무지로 미국이 영토를 확장하던 시기를 말하며, 이때 개척자들의 탐욕에 의해 수많은 학살이 이루어졌다고 한다. 배경이 배경이다 보니 작품의 주요 내용은 미국인(개척자) VS 인디언(정착자)의 전투로 이루어져있다. 문제는 이 전투가 생각보다 사실적이고 구체적으로 묘사된다는 것이다. 미국인이든 인디언이든 서로 죽고 죽이는 관계이니 상대방을 인간으로 보지 않을 것이며, 이들을 죽이고 나면 자신들의 승리를 증명할 전리품이 필요할 것이다. 확실하게 승리를 증명하는 데에는 쓰러트린 자들의 신체 일부야말로 최적의 전리품일 것이다. 그래서 작품 속에서는 상대방의 신체 일부를 자르거나 뜯어내는 묘사가 매우 많이 나온다. 과장해서 작품의 80%가 전투하는 내용이니 독자는 80%의 내용동안 이와 같은 묘사를 계속해서 봐야한다는 말이다. 만약 잔인한 걸 좋아하지 않거나 사실적인 내용을 선호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이 책은 읽지 않는 것을 권장한다. <도덕성과 상식의 상실>잔인한 것을 버틸 수 있다 하더래도 이젠 도덕성과 상식의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작품은 서부개척시대를 배경으로 하며 미국인과 인디언의 전투가 주 내용이다. 서로 생김새도 복장도 언어도 모든 것이 다른 이들이 서로를 같은 인종으로 치부했을까? 당연히 그렇지 아니하였을 것이다.그래서 작중 전투 묘사를 보면 엄숙함, 진지함 따위 존재하지 않는다. 죽지 않으려고 꼴사납게 발바둥치며, 상대방을 죽이게 됐을 때는 최대한 잔인하게 죽이고 이를 놀이마냥 재밌게 여긴다.인디언에게만 이랬을까? 여정 도중 들리게 되는 마을에선 며칠 내내 술 파티를 열고는 자신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는 사람은 총으로 쏴 죽이고, 몇몇 마을은 떠날 때 불태우기까지 한다.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이다. 아무 원한도 없는 일반인을 총으로 쏴죽이고는 마을을 불태우다니 그러나 작중 배경을 생각하면 이해할 수 있는 행동이다. 서부 개척 시대는 단기간에 광활한 미개척지에 많은 사람이 퍼져 살기 시작했기 때문에 치안 체계가 심각할 정도로 부실했다. 누가 일반인인지 범죄자인지 구분조차 어려웠을 정도이다. 작품 속 인디언을 잡기 위해 구성된 팀 인원도 극히 일부가 군인이지 나머지는 떼돈을 벌기위해 지원한 민간인이었다. 심지어 주역이었던 '소년'은 팀 구성 당시 감옥에 수감되어 있었는데, 명사수라고 거짓말한 후 풀려나 팀에 합류한 것이다. 무법지대에서의 미국인들이 어떠한 생활을 하였는지 이렇게나 꾸밈없이 드러내는 책은 아마 이 책이 유일할 것이다. <죽음만이 진실이다>미국인과 인디언은 영토를 두고 계속해서 다퉈왔으나 결국 그들의 끝은 동일한 죽음이었다. 이 책에서 등장하는 인물에겐 정을 붙여선 안 된다. 다음 페이지를 넘기자마자 죽어있을 수도 있으니까선행을 배풀든, 악행을 저지르든, 인디언이든, 미국인이든, 인종에 관계없이 그 누구든지 결국 죽는다. 작중 미국인들을 죽이고 유마 인디언들이 장작불을 바라보는 장면이 있다. 유마 인디언들은 장작에 끼어 죽어가는 적의 두개골을 보며 자신의 운명이라도 읽듯 가만히 모닥불을 바라보았다.이는 지금 승리를 거둔 유마 인디언들도 결국 또 다른 미국인 혹은 정복자에 의하여 자신이 죽인 이들과 같이 장작불 속 머리가 타들어갈거란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는 역사가 증명한다. 미국은 영토를 확장하는데 성공하였다. 작품에서 드러나지 않았을 뿐 현실의 유마 인디언도 비슷한 최후를 맞이했을 것이다. 결국 모든 것은 죽음으로 이어진다는 허무함을 작품은 계속해서 내비치고 있다. 몹시 잔인한 소설이다. 그러나 의미가 있다. 서부개척시대라는 미국 영토 확장 과정이라는 겉표지 속에 감춰진 잔혹한 현실을, 그동안 여러 매체에서 감춰왔던 인간의 잔인함을 숨김없이 드러낸 것이다. 원서의 출판 년도가 1985년이라고 한다. 서부개척이 이루어진지 약 100년 정도 지났을 때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전해져 내려오는 내용에는 거짓과 왜곡이 섞이기 마련이다. 작가가 글을 쓰기 위해 자료 조사를 진행했던 기간 및 최초 출판 년도를 고려했을 때 이만큼 사실을 기반으로 하는 작품은 적을 것이다. 만약 어느 정도 잔인한 묘사를 참을 수만 있다면 한 번 보는 것을 추천한다. 읽을 때는 '타임'선정 100대 영문 소설에 선정된 이유가 필력때문인가 했는데, 이제 와서 생각해보면 준수한 필력도 물론 선정 이유에 포함되겠지만 그보다도 현재 미국 영토에 담긴 핏빛 역사를 숨김없이 드러내었다는데 큰 가산점이 들어갔을 거 같다.
고등어조림
흰/한강/문학동네/2016.5.25흰을 읽으면서, 내가 알던 한강 작가의 소설과는 전혀 다른 산뜻한 느낌을 받았다. 한강의 글을 읽을 때마다 특유의 절절함과 어둠이 나를 밑으로 끌어당기는 느낌을 받는다.하지만 ‘흰’을 읽을 때, 내가 그동안 알고 있는 한강 작가의 글이 맞나? 다시 한 번 확인해볼 정도로 그녀가 가진 특유의 어두움이 밝게 표현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았다.겨울이 되면 붕어빵이 떠오르는 것처럼 나에게 ‘흰’은 겨울이 되면 떠오르는 책이 되었다. 몇 번을 읽어도 그녀가 써내려간 글들은 내 마음을 울리다.‘흰’의 내용은 삶과 죽음의 공존을 다루고 있다. 그 속에서 흰은 환부를 감싸는 연고나 거즈처럼 치유를 위한 재료이자, 부드럽고 연약한 죽음에 대한 애도나 부채감을 상징한다.순수함이자 동시에 냉정한 현실의 죽음은 코 끝에 시린 겨울을 떠올리게 하는 것 같다. 하얗다는 것은 어떤 색도 칠할 수 있는 도화지가 아닌가 그에 죽음은 어떤 것의 시작인지 끝인지 고민하게 한다. 가장 순수하고 맑고 것 하얀 눈, 하얀 웃음, 하얀 도화지와 같은 것들로 사라져 버린 이를 추억하는 것은 순백의 방식인 것 같다.
이지
나의 소녀시대/프랭키 첸/2015유명하단 소문만 잔뜩 듣고, 고등학생 되고서 게임 하며 나오는 배경음이 나의 소녀시대 ost였다. 6시간 동안 열심히 했었고, 노래와 게임 하며 느꼈던 분위기가 매우 좋았기 때문에 ost가 오래 기억에 남았었다. 마침 이 노래가 영화의 ost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여러 ott에서 찾아보았더니 모 영화관의 재개봉 이슈인지 무엇인지 전부 내려간 후였다. 낙담하던 찰나 한남대학교 vod 서비스를 알게 되었고, 나는 정말 기쁘고 부푼 마음을 안고 '나의 소녀시대'를 중앙도서관에서 시청할 수 있었다.워낙 유명했던 영화였는데, 그때 당시엔 문화 생활에 무지했던 터라 요즘 들어 슬쩍슬쩍 들어오던 내용들이 내 뇌리에 남았던 노래와 완벽히 결합되며 대만 특유의 소녀스러운 로맨틱 코미디를 만들어 내었다. 옛날 티 낭낭한 것이 참 마음에 들었고, 대사와 가사의 무게감이 영화 전반적인 구성을 차지했던 것 같다.이제와서 생각해보면 영화 자체에 마냥 그렇게 큰 내용도 없는 것 같으면서도, 꾸준히 좋아하던 '유덕화'라는 이상향과, 그 주변을 스쳐가는 많은 인연들을 린전신이 겪음으로서 성장하고 과거를 돌이켜보면서도 곁에 있는 유덕화를 통해 쉬타이위와의 재회 그 과정까지가, 철없던 고등학생의 시절을 넘어 진정한 성인이 되고 과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것만 같은 큰 발전을 보여주는 것 같아 영화를 보는 내내 린전신에게 참 마음이 많이 갔다. 쉬타이위와 친해지게 된 것도 어떻게 보면 린전신을 위해, 린전신을 좋아하기 때문에 이루어진 관계라서 린전신이 조금만 더 솔직했다면, 마찬가지로 쉬타이위도 조금만 더 자신을 숨기지 않았다면 그 둘이 그런 얼굴로 재회할 일은 없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도 든다.린전신이 주인공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막상 고등학생 시절을 가만히 지켜보면 쉬타이위가 주인공 같기도 하다. 막장 최고 양아치가 웬 꼬질한 여학생을 만나고 골리려 이것저것 시켜먹으면서 좋아하게 되고, 공부를 하고, 성적도 착착 올려 부득이한 상황에 맞닿았을 때 린전신이 구해주고, 또 다른 일이 있을 때도 쉬타이위가 구해주고. 비록 맞짝사랑에 사랑의 작대기가 다르게 꼬인 적도 있었지만 결국 둘의 종착지가 서로였던 것도 로맨틱 코미디라기 보다는 뭔가, 조금은 후회 가득한 씁슬한 후 단맛 잔뜩 퍼붓는 초콜릿 같기도 한 그런 내용이었다.
이지우
아빠 소설, 이연숙, 위즈덤하우스, 2025대디이슈 최근 들어서 인터넷에서 자주 등장하는 단어 중 하나다. 대디이슈란 어린 시절의 갈등으로 인해 어른이 되어서도 거기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들이 겪는 문제로 소설을 쓴 작가도 대디이슈가 있는 사람이다.작가는 마지막 인터뷰를 통해 본인과 작중 '엘릭'은 완전히 개별의 인물이라고 표명하였는데 나는 그래도 어느 정도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한다. 작가와 같은 직업, 성적 성향, 심리적 문제를 지닌 작중 인물을 완전히 개별의 인물이라고 보긴 어렵다. 그렇지만 작가의 심리상태가 소설에 영향을 끼쳤다고 하되 소설 속의 내용이 현실과 똑같다는건 아니다. 이런 부분은 확실히 구분하고 넘어가야 한다. 소설 속에서 누군가를 죽였다고 실제로 그 사람을 죽이고 싶어하는게 아니듯이 소설로만 봐야 할 부분과 아닌 부분을 잘 구별해야 했다.작가는 소설과 현실의 구분을 중요시하였다. 소설을 소설로서만 즐겨주기를 원했다. 그래서 나도 실제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더래도 엘릭과 작가를 최대한 분리하며 읽으려고 노력했다. 작가의 의도대로 글을 읽으니 좀 더 이성적으로 글을 읽을 수 있었던거 같다.작가는 이 책이 처음 작성해보는 소설이라고 한다.확실히 처음 쓰는 것 같은 내용이다. 내용 하나하나에 큰 깊이를 부여하는 편이라면 이 소설과는 잘 맞지 않을 수 있다. 다양한 해석이 나올 수 있는 글로 혼자 읽기보다는 여럿이 같이 읽고 대화를 나눠보는걸 추천한다. 각자의 인생배경, 가치관에 따라 해석이 매우 크게 엇갈릴거라 생각한다.
고등어조림
나는 입이 없다 그리고 나는 비명을 질러야 한다(I have no mouth, and I must scream)/ 할란 엘리슨/ 아작/ 2014재능이 너무 뛰어난 사람을 보고 우리는 악마의 재능을 지녔다고 부르곤 한다. 바로 할란 엘리슨같은 사람을 말이다. 그는 TV쇼 각본, 시나리오, 에세이, 미디어 비평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1955년 데뷔한 이래 1700여 편의 글을 쓰고, 114권의 책을 쓰거나 편집하고, 12편의 시나리오를 작성하였다. 그리하여 그는 중단편 만으로 휴고상, 에드거상, 네뷸러상, 세계판타지문학상 등 각종 문학상을 60여 차례나 수상하였다. 단순히 많이 쓴 것만이 아닌 깊이가 있는 글을 썼다는 게 할란 엘리슨의 공포스러운 부분이다. 그와 같은 시대를 살았던 사람은 할란 엘리슨이 얼마나 짜증났을까. 내가 아무리 글을 써도 할란 엘리슨이 수상한다고 생각하니 생각만 해도 글을 쓰고 싶은 의욕이 사라지는 것 같다. 책에는 책 제목으로 나온 <나는 입이 없다 그리고 나는 비명을 질러야 한다>를 비롯한 할란 엘리슨의 작품들 중 문학상을 수상한 걸작들을 몇 편 수록되어 있다. 나는 이 작품들 중 '마노로 깎은 메피스토', '나는 입이 없다 그리고 나는 비명을 질러야 한다'를 소개해보려 한다. <마노로 깍은 메피스토>주인공 루디는 흑인이며 남의 정신 속에 들어갈 수 있는 능력의 소유자이다. 그는 이 능력을 별로 탐탁치 않아 했는데, 남의 속마음을 읽었을 때 좋았던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그들의 알고 싶지 않았던 속사정이나 겉으로는 주인공에게 친절하게 대해주었지만 실제로는 인종차별자로 주인공을 무시하고 있었다는 속마음같은 것 말이다. 주인공의 능력탓인지 그의 주변에는 속마음을 나눌만한 친구가 손에 꼽을 수 있을 정도로 적었는데, 이야기는 그의 친구 앨리슨과 루디의 만남으로 시작된다. 살인범 스패닝을 기소한 지방검사 차장 엘리슨은 루디에게 자신이 스패닝에게 반했으며 스패닝은 사실 살인을 저지르지 않았다고 말한다. 루디는 엘리슨의 말에 충격을 받는다. 그야 당연했다. 자신이 기소한 살인범에게 반한 걸로 모자라 그가 무죄라고 생각한다니. 루디는 처음엔 스패닝을 만나러 가는 걸 거절하나 유일하다고 할 수 있는 친구이며 동시에 이성으로서 호감을 갖고 있는 엘리슨의 부탁에 결국 스패닝을 만나러 간다. 스패닝을 만난 루디는 충격을 먹는다. 스패닝은 백인에 살인범같지 않은 훤칠한 외모를 지니고 있었기 때문이다. 스패닝의 정신 속에 들어간 루디는 사실 본인이 살인마이며, 본인이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본인의 또 다른 부분이 살인을 저질렀다는 걸 알게된다. 루디는 자수하였고, 시간이 되어 본인의 사형을 기다리는 중 루디는 스패닝 또한 본인처럼 남의 정신 속에 들어갈 수 있으며, 사실 루디는 살인범가 아니며 스패닝에 의해 기억이 외곡되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루디는 본인의 능력을 사용하여 루디 자신의 몸에 스패닝의 정신을 남겨두고, 스패닝의 신체로 본인의 정신을 이동시킨다. 그리하여 살인범 스패닝은 루디의 신체로 죽으며, 루디는 엘리슨과 스패닝의 신체로 연인이 된다. 어찌보면 해피엔딩이라고 볼 수 있지만 이 이야기에는 해결되지 못한 수수께끼가 몇 가지 존재한다.1. 루디가 스패닝의 신체로 엘리슨과 연인이 되었다고 하되 이는 진짜로 사랑이 이루어진것인가. 엘리슨은 흑인 루디에게는 엄연히 우정만이 있었을 뿐 애정은 존재하지 않았다. 흑인 루디가 백인 스패닝이 된 것으로 엘리슨과 애정을 나눌 수 있게 된다는게 과연 진짜로 행복한 것인가. 결국 루디는 본인 그대로의 모습으로는 엘리슨에게 고백할 수도 다가갈 수 없었다. 2. 엘리슨이 스패닝이 이전의 스패닝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을 때 어떡할 것인가.엘리슨은 루디의 정신이 들어간 스패닝이 아닌 살인범 스패닝과 사랑에 빠진 것이다. 루디는 엘리슨과 함께 있을 때 스패닝이 어떻게 행동하였는지 알지 못한다. 엘리슨은 지방검사 차장인만큼 머리가 잘 굴러가는 사람이다. 그런 사람이 이런 위화감을 눈치채지 못할까? 엘리슨은 루디가 정신 속에 들어갈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몇 안되는 사람이다. 이 위화감과 루디의 능력을 연관짓는다면 엘리슨이 진실을 파악하는데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다. 만약 엘리슨이 위화감을 눈치채더라도 상관없이 스패닝을 사랑한다면 그건 엘리슨이 스패닝의 인격적 부분이 아닌 외면적 부분만 좋아했다는 것이 되어버리고 만다. 루디는 엘리슨을 좋아하는 데엔 본인의 능력을 알면서도 무리한 요구를 하지 않는다는 믿음직한 인격적 측면도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는데 그런 엘리슨이 사실 얼굴만 좋다면 내용물은 상관없는 사람이라는 걸 깨닫는다면 꽤나 큰 충격을 먹을 것이다. <나는 입이 없다 그리고 나는 비명을 질러야 한다>위의 내용은 여러가지 생각점이 존재하지만 이 이야기와 비교하면 100%로 해피엔딩이라고 볼 수 있다. 그만큼 이 이야기는 꿈과 희망이 없다. 원래 이 이야기야말로 할란 엘리슨의 성격에 맞는 글이다. 할란 엘리슨은 희망없는 내용의 글을 주로 작성하였다.인간이 거의 다 죽고 유일하게 남은 인간은 5명뿐이었다. 그리고 이들은 인공지능을 지닌 컴퓨터 AM의 장난감이었다. AM은 그들을 개조해 쉽게 죽지 않도록 만들곤 온갖 고문을 시행하였다. 제 3차 세계 대전에 제작된 AM은 어느 날 스스로가 누구인지 알게 되었고, 살인에 대한 온갖 데이터를 활용하며 유일하게 남은 5명을 땅 아래로 데려왔다.인간은 AM에게 지각력을 주었으나 AM은 여전히 갇힌 몸이였다. AM은 생각을 할 수 있으나 그 창조성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인간을 5명 빼고 다 죽였지만 AM은 여전히 돌아다닐 수 없었다. 여전히 갇혀있어야 했다. 그래서 AM은 인간에게 혐오를 품고 복수에 나섰다. AM은 영원히 증오를 상기시키고, 그 증오에 숙달하기 위해 5명의 인간을 살려두었다. 평소처럼 이루어진 AM의 고문은 이번에는 꽤나 길게 지속되었다. 결국 허기를 이기지 못하고 베니가 고리스터를 공격하였고, 테드는 눈밭에 꽂힌 얼음창을 뽑아냈다. 테드는 베니, 고리스터를 죽였고 엘렌은 님독을 죽였다. 그리고 테드는 엘렌을 죽였다. AM은 신이 아니므로 죽은 인간을 되살릴 수 없었다. 그 일이 있고 얼마간 테드는 본인이 AM을 이겼다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그는 그 생각이 틀렸다는 걸 깨닫는다.그는 분노한 AM에 의해 형태가 일그러졌다. 그는 입이 없지만 비명을 질러야 한다. 앞선 4명과 달리 테드는 앞으로 절대 죽을 일이 없을 것이다. 감시 대상이 줄어들었으니 AM의 감시는 이전보다 엄격해졌을 것이고, 형태 또한 애벌레와 같이 변하여 스스로 죽는 일조차 허용되지 않는다. 또 그는 현재 입이 없으나 비명을 질러야만 한다는 최악의 상황에 놓였다. 이렇게까지 희망없는 엔딩이 있을까. AM에게서 4명을 구해내는데 성공했지만 결국 테드는 자신이 졌다고 말한다. 나는 이를 죽음으로서의 도피는 완전한 승리가 아니라는 걸 의미한다고 생각한다. 몇 명의 사람이 죽음으로서 고통에서 벗어나긴 하였지만 결국 이 세상에 AM이라는 악은 남은 상태였으며, 테드와 같이 남겨진 사람들은 구원받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죽음으로는 남겨진 자들을 구원하지 못한다. 이런 희망없는 어두움, AI에게 끔찍하게 지배당하는 인간이라는 소재덕분에 '나는 입이 없다 그리고 나는 비명을 질러야 한다'는 만화, 게임 라디오 드라마와 같은 다양한 콘텐츠로 제작되었다. 퀄리티가 좋은 작품들이므로 관심이 생긴다면 한 번 찾아봐도 괜찮을 거 같다. 할란 엘리슨의 작품들을 몇 편 읽으면서 나는 할란 엘리슨이 사람의 내면 속 깊은 감정에 대해 굉장히 자세히 알고 있다고 느꼈다. 이 책에 수록된 그의 작품들은 대다수가 내면의 자기 본질과 마주하고 그것을 받아들이는 이야기다. 사람들은 자기 자신에 대해 알고 싶어하며, 자신이 누구인지 정의되지 않는 것에 심한 두려움을 느낀다. 그의 작품에서는 자신에 대해 알고 싶어하는 이들이 자신을 되찾아가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내고 있다. 그리고 그의 작품들은 매우 어두운 내용의 이야기가 대다수이다. <마노로 깍은 메피스토>는 책에서 제일 첫 번째로 읽게 되는 작품이다. 찝찝한 느낌은 있으나 작중 서술하는 표현과 감정을 살펴보면 이 이야기는 그리 나쁜 결말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다. 해피엔딩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그 뒤에 이어지는 작품들은 이 작가가 <마노로 깍은 메피스토>를 쓴 작가와 동일 작가인가 헷갈릴 정도로 희망없는 이야기를 전개해나간다. <나는 입이 없다 그리고 나는 비명을 질러야 한다>만 봐도 알 수 있다. 왜 인간의 감정에 민감한 사람이 이렇게 어두운 이야기를 주로 적은 것일까? 책 뒤편의 해설을 살펴보면 할란 엘리슨은 본인의 감정에 솔직하였고 분노와 비평을 소설 속에 적어나갔다고 한다. 그의 작품의 대다수가 어두운 건 그만큼 비평할 게 많았다는 거 아닐까? 실제로 만나면 매우 귀찮은 성격이였을 거 같지만, 이러한 예민함은 소설가로서는 더할 나위없는 소질이라고 생각한다. 할란 엘리슨은 소설계의 문제아였다고 한다. 대학에 입학하고 그의 창작 능력을 무시하는 교수를 두들겨 팼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감정적이며 인간 사회문제에 큰 관심을 지녔었다. 시위에도 참여한 적이 있으며 소설 자료를 얻기 위해 잠입도 해봤다. 이것만으로도 보통 사람은 생각치도 못했을 글쓰기 소재들이 넘쳐나지만 제일 중요한건 그는 글을 잘썼다. 정말 악마의 재능이라고 할 수 밖에 없다. 남들과는 다른 독특한 경험들과 사고방식, 글쓰기의 재능을 가지고 써 낸 그의 소설들이 재미없을리가 없다. 한 번 눈을 붙인 순간 눈을 땔 수가 없을 정도로 순식간에 몰입하게 되며, 다 읽고 나서도 여러 생각에 빠지게 한다.해피엔딩에 질렸다면 가끔씩은 이런 소설에 도전해보는건 어떨까?
고등어조림
만화 재무제표로 보는 회계 7일 만에 끝내기/ 쿠니사다 카츠노리/ 살림/ 2011회계하면 떠오르는 생각'회계 그거 계산하고 그러는거 아니야?''아무래도 경상대출신이 아니면 이해하기 어렵지 않나?'확실히 틀린 말은 아니다. 계산도 해야하고, 용어도 외워야 한다. 지금도 여러 사람들이 회계를 공부한다고 유명 저자들의 책을 사거나 두꺼운 이론책을 산다. 그러나 결국 첫 장의 몇 페이지까지 읽고 그 뒤론 쳐다보지도 않게 된다. 이유는 간단하다. 어렵고 재미없기때문이다. 그러나 첫 스타트를 신나게 끊어보면 어떨까? 마치 어릴적 마법천자문을 읽으며 한자를 익혔듯이 재미있는 만화를 읽으며 회계에 입문하는 것이다.그런 점에서 <만화 재무제표로 보는 회계 7일 만에 끝내기>는 노베이스 회계 입문자들에게 아주 좋은 책이다.이 책이 좋은 이유는 여러가지 있지만 크게 두 가지를 꼽을 수 있다. 바로 스토리와 길이다. - 스토리스토리는 책을 읽을 때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스토리가 재미없거나 부족하다면 아무리 좋아하는 장르의 소설이래도 중간에 질려버리곤 한다. 이 책은 만화책이라 하더라도 주요 내용은 회계를 다루는 만큼 소설장르처럼 깊게 스토리가 짜여지진 않았다. 그러나 갖출건 다 갖췄다.트라우마로 인해 사람을 믿지 못하게 된 주인공, 망한 공장을 되살리기 위해 힘쓰는 밝은 성격의 여주, 여주와 인연이 있는 라이벌 등고전적인 요소지만 스토리에 흥미를 불어넣기엔 충분했다.- 길이보통 경영책을 한 권 빌리면 읽는 데엔 최소 1주라고 보면 된다. 기본 300자를 넘어가며 작은 글씨가 빼곡히 적힌 책은 아무리 읽어도 양이 줄어드는 것 같이 느껴지지가 않는다. 그러나 이 책은 하루 만에 읽을 수 있다. 간단한 내용설명과 만화로 이루어진 구성이기 때문에 집중만 한다면 2시간 내로 완독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빨리 완독할 수 있기때문에 책을 다 읽은 후 더 깊이 알아보고 싶은 내용이 담긴 책을 조사할 수도 있고 이 분야는 나와 안 맞는다 느끼고 빨리 발을 뺄 수도 있다. 독자에게 여러 선택지가 주어질 수가 있는 것이다.처음 회계라는 단어를 들어본 사람, 회계에 대해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도 즐겁게 읽을 수 있단 점에서 정말 좋은 책이라 생각한다.
고등어조림
켈트 신화와 전설(Celtic myth and Legend)/ 찰스 스콰이어/ 황소자리/ 2009켈트 신화에 대해서 들어보았는가? 어릴 적 만화책을 통해서 한 번 쯤은 접해봤을 그리스 로마 신화와 달리 켈트 신화는 관심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들어본 적도 없는 사람이 수두룩할 것이다. 나는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읽고 신화에 푹 빠지며 그리스의 신화 외에도 다른 신화는 무엇이 있을까 찾아보는 도중에 켈트 신화를 알게 되었다. 그리스 로마 신화를 생각하며 책을 펼친 나에게 켈트 신화는 큰 충격을 안겨주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면 그리스 로마 신화와 비슷한 점이 있긴 하나 확실히 다르다. 그리스 로마 신화는 내용의 기본 틀이 확립되어 있고, 인물들이 잘 정리되어 있는 편이다. 예를 들어 신들의 왕, 천둥번개의 신하면 바로 제우스가 떠오르며, 이는 변하지 않는 진실이다. 하지만 켈트 신화는 너무 오래된 탓에 여러 종교적 관점과 인간을 신격화하는 내용이 신화에 섞여버리게 되었고, 그래서 켈트 신화 내에서도 게일신화/ 브리튼 신화의 두 분류로 나뉘게 되며 이 나뉜 분류 내에서도 전설이 전파된 지방에 따라 등장인물의 역할, 이름이 바뀌어서 나온다. 예를 들자면 얼스터에서 가장 강력한 요정으로 간주되는 '어냐'와 남부 먼스터의 여왕인 '아너'는 아마 '아누' 또는 '다누'로 숭배되었던 여신과 동일한 인물이었을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각각의 지방에서 이름과 역할이 바뀐 채로 등장하게 되었다. 켈트 신화는 마치 구전설화와 같아 확정된 내용이 존재하지 않는다. 옛날 옛적의 자료들을 통해 켈트 신화에 대해서 조사해보려 하여도 그 자료들조차 그 때 전해져오던 켈트 신화를 따라 적은 내용이거나 본인의 사상이 포함된 내용이었기 때문에 어떤 내용이 정답인지를 알 수가 없는 것이다.켈트 신화를 읽으면서 생각한 것은 자연물과 인간의 생필품에 큰 의미를 둔다는 것이었다. 켈트의 영웅담에 조금 관심을 가지고 찾아보면 연어가 자주 등장하는 걸 알 수 있다. 이 책을 읽기 전 켈트 신화에서 연어를 보았을 땐 '연어가 왜 나오지? 영웅에게 도움을 주는 음식인데 굳이 연어를?'하며 의아한 마음이 들었는데, 현재는 그 이유를 조금 알 거 같기도 하다. 켈트 신화에서 연어는 지혜의 산물이다. 미래를 알 수 있게 해주는 열매를 연어가 먹으며 예지 능력을 얻게 되었고, 영웅들은 연어를 잡아먹는 것으로 미래를 예측할 수 있게 된다. 연어는 산란기가 되면 자신이 태어난 하천으로 되돌아 오는데, 오직 연어만이 이러한 행위를 한다. 이 과정을 미래에서 과거로 되돌아 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면 과거와 미래의 연관성을 중요시한 켈트인들에게는 연어만큼 지혜로워 보이는 생물이 없었을 것이다. 생필품에 관해서 이야기해보자면 현재의 성배를 예로 들 수 있다. 후대에 기독교의 영향을 받아 등장한 성배는 경이로운 능력을 가진 성물이다. 그러나 그 시초는 가마솥이다. 다그다의 운드리, 브란의 재생의 가마솥, 거인 오귀르브란의 가마솥, 심지어 꽤 유명한 영웅들인 쿠훌린과 아서도 왕과 우두머리로부터 가마솥을 획득한다. 현재 우리의 입장에서 보자면 '신들의 보물이 가마솥이라니 볼품없다'라고 느낄 수도 있지만 그당시 의식주란 매우 중요한 것이었기 때문에 계속해서 음식을 끓일 수 있으며 한 번 요리를 하는 것으로 여러 사람을 먹일 수 있는 가마솥은 생활에 큰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실제로 작중 '로나뷔의 꿈'이야기에 등장하는 '브리튼의 열세 가지 보물'은 검, 바구니, 뿔잔, 수레, 마구, 칼, 가마솥, 숫돌, 옷, 납작한 냄비, 접시, 체스판, 망토로 대다수가 생활에 도움이 되는 도구였음을 알 수 있다.켈트 신화를 읽다보면 그 당시 켈트인의 사상에 대해서 자연스레 알게 된다. 켈트인은 자연물을 숭배하고, 생필품을 중요시하였으며, 부모에 대한 효를 중시하였다. 개인적으로 읽으면서 정말 어렵다고 느낀 책이었다. 계속해서 바뀌는 등장인물들의 이름탓에 누가누군지 파악하는게 힘들었다. 자주 나온 신이였으면 기억할 수 있었으나 짧게 소개하고 지나간 신일 경우엔 정말 누군지 모르겠던 경우도 많다. 그러나 읽은걸 후회하진 않는다. 켈트 신화는 모든 신화의 시작점이자 현재의 우리들에게도 큰 영향을 끼치고 있기 때문이다. 켈트 신화는 '반지의 제왕'과 같은 판타지 소설, 미술, 게임 등 여러 분야에 현재까지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비논리적이지만 자연의 아름다움, 신들의 강인한 정신을 표출하는 이 신화에 판타지 작가들이 푹 빠지는 건 어찌보면 당연한 이치이다. 가끔씩 현실에서 벗어나 비현실적인 이야기에 몰두하고 싶을 때, 여러 신화에 대해서 알고 싶을 때, 판타지 소설에 관심이 생겼을 때 읽어보면 좋을 책이다.
고등어조림
이렇게 될 줄 몰랐습니다/재수 글 그림/심플라이프/2020책표지부터 연필로 그린 삽화가 눈길을 사로잡는다.에세이 형식으로 에피소드를 풀어가지만 중간중간 말풍선과 만화가 있어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만화가 재수님과 아내 분(별명:대장님)의 첫만남부터 고양이 세 마리와 함께하는 일상을 다룬다.많은 이야기는 "그들은 결혼하여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로 끝이 나지만 이 책은 결혼 이후 생활을 다룬다.그 일상이 소소한데 위트있고 웃음을 주면서도 감동적이다.결혼 이후에도 여전히 달달하고 서로를 아끼며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책을 읽으며 발견하고, 결혼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없었는데 결혼 이후도 여전히 삶이 지속된다는 것, 더 큰 행복을 함께 나눈다는 대목에는결혼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삶의 연장선인 결혼 이후의 삶이 궁금한 분들께 추천한다.
라라
팩트풀니스(Factfulness)/한스 로슬링/김영사/2019책의 도입부에는 사실을 묻는 13개의 문제가 나온다. 세계 인구의 다수가 어디에 사는지, 전 세계 1세 아동 중 예방접종을 받은 비율은 몇 퍼센트인지 등에 대한 질문이다.나는 이 문제를 총 4개 맞췄다. 많이 틀린 것에 충격받았지만, 세계 각계 인사들도 많이 틀린 것을 보고 조금 위안을 받았다.어딘가에서 보고 들은 조각난 지식은 실제 세계를 반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고, 많은 것이 바뀌었다.책에서 다소 충격적이었던 것은 인류를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으로 명명하는 것은 더이상 지금의 시대에서 적합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내용이었다.인류의 85%가 소위 '선진국'이라고 불리는 범주에 들어가며, 인구의 6%에 해당하는 13개 나라만 여전히 '개발도상국'에 속하기 때문이다.책은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이 아닌 네 단계 소득수준으로 구분하는 새로운 범주를 제시하며 사람들이 세계를 오해하는 이유를 10가지 개념을 들어 설명한다.읽고나서 느낀 점은 데이터는 올바르게 작성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작성된 데이터를 해석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는 것이다.책의 개념으로 설명하면, '사실충실성(즉, 많은 것이 변화가 느린 탓에 늘 똑같이 보일 수 있다는 걸 알아보는 것)'을 지니는 것이다. 학자를 목표로 하는 사람으로서, 데이터 이면의 현실을 바라보고 해석하는 눈을 기르고 싶다.
라라
자본주의 생존 공략집/ 오정훈/ 연필/ 2020글을 시작하기 앞서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할 사항은 이 책에선 전문적인 경제 지식을 얻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 책은 작가가 본인이 살아오면서 느낀 점에 대해 말한 것을 엮여서 책으로 집필한 것이다. 그러므로 전문적인 경제 지식, 용어에 대해서 알고 싶다면 바로 뒤돌아서 다른 책을 찾아보러 가는 것을 추천한다. 이 책은 좋은 의미로도, 나쁜 의미로도 본인의 생각을 정말 잘 풀어냈다고 할 수 있다. 작가가 투자를 하면서 그때 그때 느낀 경험들을 책에 담아내었기 때문에 만약 작가와 성격이 비슷하거나 작가와 비슷한 경험을 한 사람이라면 공감하며 읽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작가에게 공감하지 못한다면 이 책은 여러분에게 별 도움을 주지 못할 것이다. 개인의 경험을 다룬 내용이기 때문에 작가와 공통점이 존재하기 않는다면 나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게 당연할 것이다. 개인적으로 읽으면서 말의 앞뒤가 모순되는 부분이 있다고 느낀 책이다.작가의 말에서 작가는 본인이 성공한 유명 펀드 매니저도 아니고 막강한 이론으로 무장한 교수도 아니라며 자신을 낮추는 듯한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작중에서 작가는 투자로 이익을 내지 못한 사람들에 대해 '아쉬운 투자자들'이라고 표현하며 그들을 낮춰보는 태도를 보여준다. 물론 존경하던 사람들이 투자를 성공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며 씁슬한 마음을 느낄 수도 있겠지만 정작 본인도 성공한 투자만 한 것이 아닌 수 차례의 투자 실패를 겪은 입장에서 그들에게 공감하는 것이 아닌 아쉽다며 안쓰럽다는듯이 낮춰보는것은 현재의 성공에 취해 과거를 잊어버린 것만 같이 보인다. 만약 이 '아쉬운 투자자들'이 다음 투자에 이득을 보고 본인은 손해를 보는 상황에 처했을 경우, 본인에 대해서 '아쉬운 투자자'였다고 표현하는 것이 아닌 이상 이와 같은 발언은 하면 안 되는 거였다. 이 '아쉬운 투자자들' 발언이 더 충격적이였던 이유는 작가보다 더 큰 성공을 이뤄낸 투자자들도 다른 투자자들에 대해 '아쉽다'와 같은 직설적인 표현을 사용하지는 않았다는 게 한 몫한다. 그들은 자서전에서 투자자들에 대해 다룰 때 '시장이 교체하였으나 과거의 방법을 사용했기 때문에 투자 시장에서 탈락하였다' 혹은 '운이 안 좋았다' 등의 표현을 사용하지 타인의 투자 방식에 대해 '그런 방식으로 투자를 해서 아쉽다'와 같은 표현은 사용하지 않았다. 물론 다른 투자자들의 표현에도 결국 '이러한 방식을 사용한게 아쉽다'와 같은 속마음이 함유된 건 맞다. 다만 이를 직설적으로 표현하는가와 간접적으로 돌려말하는가는 큰 차이를 가진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작가의 '아쉬운 투자자들'발언은 다른 투자자들을 존중하지 않은 것으로 보여진다. 그 아쉬운 투자자들 사이에 이전에 존경하던 사람도 있었다는데, 존경하던 이가 투자에 한 번 실패했다고 '아쉽다'라고 표현하는건 많이 충격적인 부분이다. 위의 '아쉬운 투자자들'발언으로 알 수 있듯이 작가는 작중에서 자산이나 투자 성공률로 사람을 나누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 이러한 모습은 독자의 입장에선 그리 좋게 보이지 않았다.작가는 존경하는 성공한 투자자들에 대해선 '선지자', '그 분', '원탁의 기사' 등.. 마치 입에 담는 것조차 황송한 듯한 모습을 보인다. 심지어 한 존경하는 투자자에 관해선 그의 게시글이 사라지기 전에 글을 프린트 해두어서 정말 다행이라고 하며, 한 장 밖에 뽑지 못하였기 때문에 종이가 구겨지지 않도록 조심하겠다고 말한다. 물론 성공한 이를 존중하는 건 좋지만 그렇다고 성공하지 못한 사람을 바로 낮춰보는 태도는 개인적으로 좋지 않은 모습이라고 느꼈다. 만약 이 선지자들이 투자에 실패할 경우 그들에 대해서도 바로 아쉬운 투자자가 되었다고 표현할 것인가. 나는 경제 책을 읽으며 경제 지식을 쌓는 것도 있지만 그 사람의 주변인을 대하는 태도와 같은 인격적인 모습도 배워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책에선 그런 걸 배워갈 수가 없었다.이 책의 가장 큰 문제점은 얻을 수 있는 지식이 극도로 편향되어 있다는 것이다. 작가에 공감하고, 그의 상황에 이입하지 못한다면 얻을 수 있는 정보는 0 이라고 봐도 될 정도이다. 작가는 블로그를 하면서 여러 사람을 만나고 도움을 받는다. 위에서 소개한 존경하는 성공한 투자자들도 다 블로그나 개인적으로 만난 것이다. 문제는 이렇게 만난 이들이기 때문에 전문적인 지식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것이다. 작가는 무언가 이야기하기 전, '내가 아는 지인 중에', '제가 아는 그 분'과 같은 식으로 운을 띄우며 이야기 하는데 읽는 독자의 입장에서는 '그래서 이 사람들이 뭐하는 사람들인데?'라는 의문을 지울 수가 없는 것이다. 교수와 같이 전문적으로 투자에 대해서 배운 사람인지 인터넷을 돌아다니며 얻은 지식으로 투자를 하는 사람인지 독자의 입장에서는 알 수가 없다는 것이다. 물론 책에 등장하는 사람들이 진짜 전문적으로 투자에 대해 배운 사람들이고, 신변보호를 위해 일부러 누군지 드러나지 않게 해달라고 부탁했을 수도 있지만 그건 작가와 그 사람만이 아는 내용이지, 책을 읽는 독자의 입장에서는 알 수가 없다.이 책을 읽고 싶다면 다음과 같은 조건이 필요하다. 1. 과거엔 부유하게 살았으나 시간이 지나며 가난에 시댤려 본 적이 있다. 2. 온라인으로 나에게 큰 도움이 되는 사람을 만난 적이 있다.3. 나는 정리되지 않은 저자의 생각이 많이 담겨있는 글을 보며 필요한 정보를 뽑아낼 수 있다.나는 개인적으로 이 책이 작가의 블로그 내용을 뭉쳐놓은 것처럼 느껴졌다. 굳이 책으로 내지 않아도 될 거 같았다. 작가와 공감할 수 없겠다고 느껴진다면 계속해서 읽지 말고 바로 다른 책을 찾으러 가는 것을 추천한다. 하지만 작가와 공감할 수 있다면 이보다 인간적인 이야기는 없으므로 앞으로의 삶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고등어조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