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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정말 이꽃님의 소설 답게도 반전의 반전을 거듭한다. 처음 읽었을 때 '아니 남자가 심각한데?'했는데 읽으면 읽을 수록 이상한 부분이 드러난다. '아니 여주인공이 이렇게 까지 할 일인가?'하면서.. 그리고 여주인공과 다른 학교 친구들의 말이 완전히 다르다. 처음에 여주인공이 피해자라는 인식으로 읽어서 다른 학생들이 여주인공을 일부러 왕따 시키려고 거짓말을 섞어서 말하는 줄 알았더니 오히려 학생들이 말하는 것이 진실이었다. 정말 읽으면서도 여주인공은 배짱도 좋은 거 같다. 아니 어떻게 경찰도 속일 수 있지? 먼저 경찰이 다른 분들과도 이야기를 하고 왔다고 말했는데도 여주인공은 교묘하게 자신이 피해자라는 양 오히려 자신이 가스라이팅을 당했다며 억울함을 표출한다. 정말 연기를 얼마나 잘하는지 ...이미 증언을 다 듣고 온 경찰도 속을 뻔 했다고 말한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인간이 어디까지 영악해질 수 있는지 보여주는 것 같아 치가 떨렸다.연인이라는 친밀한 관계를 빌미로 상대를 제 입맛대로 휘두르려는 사람들이 있다. 한때 '가스라이팅'이라는 단어가 큰 이슈가 되었을 때, 어떻게 사람이 사람에게 이토록 악독할 수 있는지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난다. 더 무서운 건 이것이 미디어 속 이야기로만 끝나지 않고, 내 주변에서도 일어나는 현실이라는 점이다. 그 후로 나 역시 사람 관계에 대해 깊이 조심하게 되었다.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상대를 함부로 판단하고 상처 줄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다. 가스라이팅이 얼마나 무서운지, 왜 해서는 안 되는 짓인지를 다시 한번 뼈저리게 깨닫게 해준 작품이다.
혼자서도 잘 사는 걸 어떡합니까/산아로미/부크럼/2024년요즘 혼자 사는 사람들이 늘었다. 이유는 다양하다.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는 것이 부담스러워서 일 수도, 혼자가 편해서 일수도, 다른 사람과 같이 살아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서 일 수도 있다. 또한 이혼처럼 같이 살다가 혼자가 된 경우도 늘었고, 딩크족처럼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 살지 않게 되는 경우도 생겼다. 이런 사람들을 보면서 그 사람들이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생각하다 보면 나 또한 혼자 사는 것을 도전해보고 싶어진다. 그러나 막상 진지하게 고민하다 보면 혼자 살 때 아프면 어떻게 하지, 나중에 나이들면 어떻게 하지 등과 같은 고민을 하게 된다. 또한, 가족을 만드는 행복을 놓치게 되는 것은 아닐까, 새로운 관계를 만드는 행복을 놓치게 되는 것은 아닐까 걱정하게 된다. 이 책은 이런 고민을 하는 사람들에게 혼자 사는 것이 어떤 것인지 자세히 알려주며, 이러한 걱정들도 해소시켜준다. 이 책을 읽으면서 혼자 살기 위해서는 누구보다 나에게 관심이 많고 이해해야하며, 혼자 사는 것은 나 스스로를 잘 돌보기 위한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또한 이 책을 읽으면서 혼자사는 것은 생각보다 재밌고, 멋진 일인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이 책에서 작가님이 살기 위해서 일을 하는 것이 아닌 일을 하기 위해서 사는 것처럼 정말 좋아하는 일을 하는 느낌을 받았다. 우리나라에서 고등학교 졸업하면, 대학교 가고, 대학교 졸업하면 취업하는 정해진 길을 가는 것이 가끔 답답하게 느껴지기도 했는데 이 책을 통해 자유롭게 살아가는 작가님을 보면서 하고 싶은 삶을 사는 것을 멋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내 성향은 안정적인 것을 추구하기 때문에 나는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는 정해진 루트를 가겠지만, 언젠가 정말 하고 싶은 것을 찾으면 그 일을 망설임 없이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살인자의 기억법/김영하/문학동네/2013주인공은 살인자이다. 그러나 살인을 들키지 않은 상태에서 알츠하이머(치매)에 걸리게 된다. 그런 상황 중, 주인공의 입장에서 전개되는 이야기이다.이 책을 읽는 동안 수많은 의문이 들었다. 주인공은 정체가 무엇일까? 주인공은 정말 살인자일까? 주인공은 살인자의 피해자는 아닐까? 주인공의 딸의 정체는 무엇일까? 딸은 맞을까? 딸의 남자친구의 정체는 무엇일까? 등 많은 의문이 들게 만든다.이 모든 의문이 마지막에 쏟아내듯 나오는 진실들로 해소가 되며, 그 과정에서 짜릿한 도파민을 느낄 수 있다.주인공은 많은 살인을 저질렀다.평소 뉴스를 보고 살인을 저지른 사람들이 받는 처벌을 보면서 저런 처벌을 벌이라고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자주 해왔다. 보통은 감옥에 갇히는 처벌을 많이 받고, 그 처벌은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기에 부족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반면 살인자의 기억법에서의 살인자는 자신의 살인을 들키지 않은 채 알츠하이머에 걸리게 된다. 그리고 알츠하이머로 인해 자신이 자기가 죽인 사람의 딸을 키우고 있다고 생각하며, 그 딸의 남자친구로부터 딸을 지켜야겠다고 생각할 정도로 딸을 진심으로 가족처럼 생각하게 된다. 그러나 그 모든 것들은 알츠하이머로 인한 착각이었다. 나는 이것이 살인자에게 주어진 벌이었다고 생각한다. 소중한 사람을 잃는 경험이야말로 살인자에게 주어져야하는 처벌처럼 느꼈다. 물론 현실에서는 그런 처벌을 바라면 안되지만 피해자의 고통을 실감할 수 있는 고통을 가해자 또한 느껴야 제대로 된 처벌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 책은 일본 로맨스 소설로 고등학교 때 표지가 마음에 들어서 읽다가 마지막에 "엥?"하게 되는 소설이었다. 이 소설에 결말이 내가 상상한 것과는 전혀 달랐기 때문이었다. 사실 내가 생각한 결말이 아니어도 마음에 든 경우가 있지만 어째선지 이 책은..반대였다. 하지만 반전이나 슴슴한 로맨스를 찾으신다면 한 번쯤은 읽어보시는 것을 추천드린다.먼저 줄거리는 자신을 있는 그대로 내보이지 못하는 외로운 학교생활에 지쳐가던 열일곱 살 소녀 아이하라 미즈키에게 도착한 편지로부터 이야기가 시작한다. 그 편지에는 “네가 항상 눈에 밟혀서, 한 번이라도 좋으니 이야기해 보고 싶었어”라는 말과 함께 사토라는 처음 보는 이름이 적혀 있었다. 보낸 사람의 얼굴도 나이도 모르지만, 아이하라는 신기하게도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는 아름다운 편지에 위로받는다. 그래서 그 편지를 쓴 사토라는 인물이 누군지 알아내는? 소설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 책을 집고 읽었을 때 첫 시작은 좋았다. 하지만 읽으면 읽을 수록 아니 이게 이렇게 이어진다고?라고 생각했다. 내가 이어진다고 생각하는 남주인공이 아니었기 때문에 더 반전이 아니었을까 한다.소심한 여주인공이지만 편지를 찾으면서 소심한 면을 극복한다는 점에서 동질감을 느꼈다. 나도 소심하고 내성적인 성격 때문에 여러모로 스트레스를 받았는데 친구와 얘기를 하거나 공모전,행사에 참여하다보니 그 점을 조금이나마 바꿀 수 있었던 거 같다. 그래서 나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여주인공인, 아이하라 미즈키를 응원했던 거 같다. 평소에 읽는 인간 실격이나 절창 같은 소설만 읽다가 간만에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을 본 거 같아 좋았다.
<왕자와 드레스메이커>는 드레스 입기를 사랑하는 왕자 세바스찬과, 그를 위해 세상에 단 하나뿐인 옷을 만드는 재봉사 프랜시스의 이야기를 다룬다. 화려한 패션의 세계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진정한 자기 자신을 발견해 나가는 두 사람의 꿈과 일, 그리고 사랑에 대한 아름다운 통찰이 담겨 있다.처음 이 책을 접했을 때, 솔직히 선뜻 손이 가지 않았다. 어린이를 위한 만화책이라는 선입견 때문이었다. 하지만 어린이 도서도 어른에게도 깊은 가르침을 준다고 생각하여 읽게 되었다. 작품 속 세바스찬 왕자는 밤마다 가발을 쓰고 드레스를 입은 채 성벽을 넘는다. 이는 단순히 왕실 생활에서 벗어나려는 일탈이 아니다. 드레스를 입었을 때 비로소 온전한 자기 자신이 되어 빛난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며, 한 인간으로서 본연의 모습을 찾으려는 절실한 몸짓이다.책을 읽는 내내 '우리는 자기 자신에 대해 얼마나 잘 알고 있을까'라는 질문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타인의 시선이 두려워 내 안의 진실을 발견하지 못하고, 주변의 눈치 때문에 스스로를 옥죄고 있지는 않은지 되돌아보게 된다. 사실 남자와 드레스라는 조합을 이질적으로 느꼈던 내 모습이 이 책 앞에서 조금 머쓱해졌다. 편견 때문이라기 보다 어쩌면 숨 쉬듯 당연하게 여겨온 몸에 밴 생각일지도 모른다. 내가 진정 무엇을 원하는지 아는 것은 산더미 속에서 보석을 찾는 것만큼 어렵고, 그 보석을 갈고 닦아 빛을 내는 과정 또한 가시밭길이다. 개성이 존중받는 세상이라지만 타인의 시선과 평가는 여전히 두렵워 용기 있게 자신의 길을 걷는 세바스찬을 진심으로 응원하게 되었다.이러한 변화는 현실에서도 일어나고 있다.뉴스에서 본 스페인의 남자 초등학교 교사들은 치마를 입고 교단에 섰다. 치마를 입었다는 이유로 놀림당하는 학생을 보호하기 위해 고심 끝에 내린 결정이었다. 그들은 옷에 젠더의 구별이 없으며, 아이들이 무엇을 좋아하든 그것은 잘못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몸소 보여주었다. 그들의 실천은 그 자체로 살아있는 교육이었다.역사를 되짚어봐도 치마가 여성의 전유물이었던 적은 없다. 고대 로마 군대는 짧은 치마를 입었고, 스코틀랜드의 민족의상 킬트나 중국의 창파오 역시 남성들이 입던 의복이다. 태양왕 루이 14세는 화려한 하이힐을 신고 각선미를 뽐내며 발레를 즐겼다. 오늘의 편견은 한때 누군가의 일상이었고 당당한 자랑이었다. 결국 편견은 차별을 낳고 나와 타인을 분리하며, 경험하지 못한 것을 단정 짓게 만들어 우리를 틀에 가두곤 한다.이 만화책은 스스로를 드러내도 괜찮다고 안심시킨다. 마지막 장면에서 아버지가 아들을 이해하고 함께 패션쇼 무대에 서는 모습은, 어린이 책이 어른에게도 얼마나 큰 교훈과 깨달음을 줄 수 있는지를 다시금 증명해 보였다.
이 책은 소크라테스를 포함한 아테네 지식인들이 아가톤의 비극 경연 우승을 축하하는 술자리에서 '사랑(에로스)'의 본질에 대해 논하는 대화편이다. 고전 소설이어서 읽을 때 내가 읽던 일반 소설과는 달라서 읽을 때부터 어려움을 겪었다. 이 책을 읽고 내 생각을 말하자면 아리스토파네스는 인간이 원래 하나의 완전한 존재였으나 신들에 의해 둘로 나뉘었으며 사랑은 잃어버린 반쪽을 찾으려는 갈망에서 비롯된다고 말한다. 그것이 바로 사람이 사랑을 하는 이유라고.나는 그의 주장을 부분적으로는 공감하지만 완전히 공감하기에는 오류가 있다 생각한다. 드라마나 소설, 무엇보다 현실에서 첫눈에 반해 사랑을 하여 평생을 함께하게 되는 연인들을 쉽게 볼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2002년에 대한민국이 4강에 진출하게 되었을 때 기뻐 감격하며 옆 사람과 그 기쁨을 만끽하다.그 사람과 눈이 맞아 결혼하게 되는 이야기가 있으니 말이다. 이런 점에서 그의 ‘반쪽 찾기 사랑’이라는 비유는 사랑의 감정을 이해하는데 매우 설득력 있는 설명이다. 하지만 사랑을 단순히 잃어버린 반쪽을 찾는 것이라면 사람은 평생 한 사람하고만의 사랑을 할 수 있어야한다.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연인이 사랑하다 헤어져 새로운 사람과의 사랑을 시작하기도 하니 말이다. 또 그러면서 사람은 성장한다. 전 사람과의 사랑에서 자신이 부족하다고 느끼고 잘 못 하다고 생각되는 것들을 깨달아 다음번의 사랑에서는 더욱 조심하고 이해하려고 하여 더 나은 내가 되기도 한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나는 사랑이 단순히 ‘잃어버린 반쪽을 찾는 것’이라기보다 서로 다른 두 사람이 만나 이 관계를 통해 더 나은 존재로 성장하는 과정이하고 생각한다.이런 점에서 사랑은 이미 정해진 운명을 찾는 것이 아니라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아리스토파네스의 주장은 사랑의 모든 부분을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 생각한다.
이 책을 읽은 지 오래됐는데도 불구하고 이 글을 쓰는 이유는 그만큼 강력하고 잘 읽었다고 생각하는 책이기 때문이다. 이 책의 주인공은 엄마와 자신을 때리는 아버지,그리고 어머니는 그런 아버지에게 맞고 사는 가정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다. 그래서 그런가 주인공은 말투에서도 자신감이 없고 누군가에게 의존적인 모습을 처음부터 끝까지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답답한 부분이 한 둘이 아니지만 그도 어쩌면 피해자라서 안타깝게만 느껴진다. 주인공은 참다 참다 어머니가 아버지에게 맞고 있는 모습을 보고는 아버지에게 처음으로 대드는데 그런 모습을 보고 오히려 어머니는 주인공을 말린다. 사실 이 부분도 이해가 잘 되지 않는다. 어머니는 아들을 걱정하는 게 아니라 그 반대로 진심으로 마치 잘 못된 행동을 했다는 듯 바라본다. 심지어 나중에는 아버지를 때린 것을 사과하라고 말한다. 사실 엄마가 맞는 것을 본 모습에 말리다가 아버지가 자신을 때려 오히려 폭행을 당하게 되는데 이때 반격하여 아버지의 코를 부러뜨리게 된다. 그래서 이 부분을 사과하라고 말하는 것이다. 그렇게 주인공은 사과를 하게 되고 시간이 흘러 공부를 못한다면서 부모님은 주인공을 멀리 산속에 있는 공부하는 학원?에 보낸다며 짐을 싸 차로 이동하는데 이때 어머니가 심부름시켜 지갑을 주게 된다. 주인공은 그 지갑을 챙겨 그대로 다른 버스에 올라타 그곳을 벗어난다. 한 마디로 말해 가출한 것이다. 부모님도 처음에는 전화를 몇 통했지만 그게 오래가진 않았다. 그렇게 주인공의 비행청소년 생활이 시작하여 겪는 일들을 이야기 하고 있는 책이다. 여기서 제일 '바르다'라고 생각하는 인물은 경우라는 아이인데, 이 인물이 주인공이 다른 친구와 어울리며 옳지 않는 방법으로 돈을 벌 때 식당에서 일하여 돈을 버는 일을 권유하며 옳은 길로 인도해주는 인물이다. 그래서 책을 읽으면서도 주인공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경우라는 인물로 대신 전달하는 부분이 속시원했다. 이 책은 청소년이 성장하면서 성숙해지는 어른에 대해 말하고 있는 거 같았다. 그래서 청소년이 읽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가장 마음에 들었던 문장은 마지막에 이 글을 마치면서 주인공이 했던 말이다. 나는 나이를 먹어도 지혜나 연륜 같은 건 터득하지 못하고 외로움과 아득함만 깨닫고 있었다. 보조인과 판사는 내게 죄가 없다고 판결했지만 나만은 알고 있었다. 내가 진 죄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으리라는 것을. 좁은 캐리어 안에 웅크린 자세로 굳어가던 A가 화석처럼 내 영혼에 새겨져 있었으니까. 그래서 지금도 추위에 시달리며 내가 외면한 A가 줄곧 앓고 있는 것이다. 오랜 시간 동안 누군가를 아끼고 사랑하는 것에는 관심을 두지 않고 후회를 곱씹는 일에만 성실히 복무했다. 아무것도 갈구하지 않는 것으로 죄책감을 덜어내고 싶었던 것이다. 삶에 애책을 가지지 않는 소심한 방식으로 사과를 건네고 싶었다. 그러나 이런 건 경우가 전혀 바라지 않는 방식일 테지.부디 한번 더 기회가 주어지기를. 햇볕을 쬐면 정화되기를. 경우 없는 세상에서도.마지막 '경우 없는 세상에서도' 라는 말은 비록 경우 없는 세계지만 성숙한 어른에 한 발짝 가까워 진다 라는 의미인 거 같다고 느꼈다.이 책은 주인공의 1인칭 시점에서 서술된다는 의미에서 더욱 내가 주인공이 된 것 처럼 책을 몰입해서 읽을 수 있었다.
절창/구병모/문학동네/2025사실 구병모 작가의 문장들은 내가 이해하기에 어려운 면이 있었다. 책을 많이 읽지 않았던 나로서는 이 책에서 나오는 다양한 책들의 인용들이 잘 이해가 가지 않았었다. 여기서 느낄 수 있었던 점은 아는 만큼 보인다고 책을 많이 읽으라 했던 어른들의 말을 이해할 수가 있었다. 전부터 책은 많이 읽을수록 좋다는 것을 알았지만 이렇게 책에 관심이 많이 생긴 이후 직접적으로 와닿은 것은 처음이었다. 책에서 ‘읽기’에 대해 강조하는데 내가 아는 만큼, 내가 아는 상식선에서의 질문이 있고 또 다른 답이 있었다. 인어공주를 예시로 주인공은 처음에 드는 질문으로 그림으로든 글씨로든 내가 왕자를 구해준 사람이라는 걸 왜 안 알렸을까? 라면 다른 답으로는 그 시대에는, 그 세계선으로는 인어와 인간에게 글씨나 그림으로 전달할 만한 의사소통이 다를 수도 있을 거라는 것이었다. 또 남자 주인공이 왜 이런 지 모르겠어요 저와 맞지않아요 라는 청소년들의 질문에 주인공은 책을 읽기 전 책의 내용이 뭔지 키워드로 다 알려주는 시대에 바이러스에 내성이 생기기 위해서는 바이러스를 몸에 주입하듯 좋아하지 않는 것도, 원하지 않는 것도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내가 원하는 것만 보려한다면 내 스펙트럼은 거기서 끝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책은 로맨스이면서도 독자들에게 수많은 깨달음을 준다. 로맨스에 비중을 두면서도 ’읽기‘ 라는데에 초점을 맞춰 내가 알고있는 상식이 여기가 다인지, 놓치고 있는 것이 있는 건 아닌지 우리는 무엇을 알고 무엇을 질문해야 하는지 알아야 한다.'절창'이라는 책은 위에 말했듯이 ’읽기‘에 초점을 두긴 하지만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 사이에 초점이 있기도 하였다. 한 사람은 한 권의 책으로. 책을 파악하고 이해하듯 사람도 마찬가지라는 거였다. 근데 그 사람이 도덕적이지 않은 일을 하고 있다면 사회의 통념상 다른 일을 하고 있다면. 그 사람을 이해했을 때 나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 그 사람의 서사를 받아들였을 때의 죄책감은 어떻게 되는 걸까. 무엇이 맞는지는 그 누구도 알지 못할 것이다. 사람이란 수많은 사연이 있고 용서받을 수 없는 짓이 있겠지만 각각의 이유란 정말 다양한 것이었다. 무엇을 하든 질문을 하는 것. 곧이곧대로 믿지 않고 한 번 더 생각하는 것. 내가 누군지, 내가 하려는게 맞는지, 난 뭘 하며 살아야 하는지 알아야 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혐관 로맨스 좋아하면 무조건 절창 읽자..
유령해마/문목하/아작/2021해마는 미래시대의 사람들에게 편리함을 주는 기계이다. 해마는 어디든지 갈 수 있고 어디든지 연결할 수 있다. 해마는 무조건 임무를 완수해야 하는 규칙을 가지고 있는데 명령을 이행하지 않는다면 그건 해마라 할 수 없다. 해마는 거짓을 말할 수도 위법을 저지를 수도 없다. 해마는 선천적으로 그렇게 태어났다. 그들에겐 자신들의 세계인 중앙과 인간들의 세계인 행성 세계를 번갈아 가며 지낸다. 12시간을 행성 세계에서 일을 하고 중앙으로 돌아가 자신의 백업과 체인지 한다. 그 백업은 다시 12시간을 일을 하고 자신의 백업과 체인지 한다. 여기서 주인공 비파는 자신이 해마체의 주인이라 생각했다. 12시간동안의 자신의 기억을 전달받는 백업을 분신이라 생각했을거다. 하지만 비파는 비파고 백업도 비파였다. 과거가 아닌 현재를 살고있는 내가 현실이듯 비파도 백업이 아닌 자신이 현실이라고 느껴졌을 것이다. 이 책에서 비파는 백업과 많은 얘기를 하였는데 결국엔 ‘나‘는 나이기에 혼잣말로 자신과 싸운것이었다. 내적갈등이란 말이 있듯이 내 안에서 다양한 목소리들이 나올 때가 있다. 이 감정도 저 감정도 전부 나 한사람한테서 나온 것이지만 결국 한 결정만이 승리하게 된다. 그렇다고 해서 다른 감정들이 쓸모없었던 것은 아니다. 우리는 자신 마음 안에서 나오는 목소리들을 귀담아들을 필요가 있다. 해마는 바깥에서 오는 질문에 답을 할 뿐이지 자신이 질문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점점 비파는 자신 안에서 끊임없이 질문을 하였고 낙담하고 실망을 하며 답을 내기 위해 노력했다. 그렇게 비파는 해마가 할 수 없던 감정을 느끼고 해마의 삶에 없던 누군가를 구하기 위한 단순한 희생이 아닌 진정으로 마음으로 느낀 희생을 할 수 있었다. 자신을 희생하며 자신을 구할 수 있었다. 우리도 끊임없이 자신에게 질문을 던져야 한다. 비파는 한 인간에게 특별함을 느끼며 정상에서 멀어져갔다. 인간은 자신의 삶이 유일하지만 4000만명의 인생을 다 알고 있는 비파는 그저 그랬다. 인간 ’이은하‘의 삶은 비극으로 가득찼지만 비파는 이은하의 삶이 다른 사람의 삶보다 무겁거나 가볍다고 느끼지 않았다. 이은하가 중요한 존재인건 이은하라서가 아닌 사람이기 때문이라 생각했었다. 첫만남이 조금 특이했던 그런 사람. 하지만 비파의 삶에서 이은하는 곧 임무고 열쇠였고 비파의 역경을 견디게 해준 사람이었다. 오직 비파많이 그렇게 생각했지만 사람이 아닌 존재가 그렇게 생각할 수는 없었다. 해마는 모든 사람이 동일했기에 그렇다. 누군가에게 화를 내고 배신감이 느껴지는 해마는 있을 수 없었다. 그런 해마에게 특별함이 생겼다는 것이 희극이자 비극이었다. 자신이 미쳐가는 와중에도 누군가를 생각하는것이 불가항력이 되었을 때 가장 순수한 희생을 볼 수 있었다.
모든 사람에 대한 이론/이하진/열림원/2024세상은 잊는 사람, 잊혀지는 사람 그리고 잊혀진 사람이 있다고 생각한다. 모든 참사가 일어날 때마다 사람들은 누구의 탓이다 , 누구의 무능이다 화를 내면서 결국엔 언제 그랬냐는 듯이 각자의 일상으로 돌아간다. 그럼 그 참사에 남겨진 이들은 사람들이 빠져나간 자리에 공허히 서있을 뿐이다. 오히려 그들이 내야할 소리를 뺏긴 채 동정당하며 자신들은 참사에 무관심한 사람들과는 다르다고, 위하는 척하며 그 우월함에 빠진 사람들을 지켜보며 살아간다. 이 책은 죽음에 무관심하며 자신은 그럴 일 없다고, 언제적 얘기를 하냐는 사람들을. 이런 사람들이 사는 세상은 구원할 가치가 있을까에 대해 얘기한다. 주인공인 '미르'는 모든 사람을 구하는 것보다 오직 친구를 살리기 위해 연구원이 된다. 자신이 친구를 위험에 빠뜨렸다는 죄책감을 가지고 인생을 걸어 살릴 방법을 찾는다. 책에서는 크리스마스의 비극이라는 참사가 일어났는데 후대에선 과거의 일, 모르는 일, 자신과는 상관 없는 일이라 생각한다. 인간들은 바뀌는게 없고 배운게 없었다. 교란이라 불리는 재앙이 여전히 인류를 덮치고 있는데도 사람들은 여전히 무관심했다. 자신에게는 그런 재앙이 오지 않을거 라는 하찮은 자신감이었다. 하지만 그 비극을 겪은 피해자와 유가족들은 여전히 기억하고 있었다. 그저 기억밖에 못 하더라도 살아서 기억만 한다면 잊혀지지 않게 할 수 있었다. 책 속 인물들은 결국 기억하는 사람들이 모여 또 다른 비극을 막을 수 있었는데 작가는 우리는 수많은 비극이 일어날 동안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다른 비극이 오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지, 그들을 기억하고 있는지 묻고 있다.우리는 과연 세월호, 대구지하철 같은 참사를 기억하고 있는가? 더 넘어가 위안부 할머니들과 국가유공자 분들을 기억하는가?를 묻고 싶다. 점점 잊혀져가는 기억들 속에서도 그분들은 여전히 자신들의 이야기를 알리고 있다. '죽음은 그렇게도 무거웠는데, 그 이후에 이어지는 삶은 이렇게나 가벼이 여겨지고 있었다'라는 문장처럼 죽음에도 이토록 가벼운데 살아남은 사람들에게는 얼마나 더 가벼울까에 대해 생각해 보면 그동안 몰랐던, 알았어도 모르는 척을 했던 시절들이 부끄럽게 느껴졌다. 무관심 속에서도, 희망이 없어 보이던 순간에도 희망을 놓치않았던 이들에 대해 생각하며 우리도 단 하나의 가능성이라도 가지고 나아가자는 말을 하고 싶다.
꿰맨 눈의 마을/ 조예은/ 자음과 모음/ 2023이 책의 배경은 몸에 눈, 코, 입 등이 더 생기는 바이러스가 생겨나고, 감염자는 난폭해지며, 사람들을 공격한다 이로 인해 세상이 멸망하고 감염되지 않은 사람들은 타운이라는 곳에 모여살고 있으며, 주인공인 이교는 등에 눈을 달고 태어난다. 타운에 규칙에 따라 밖으로 추방되어야 했지만 눈이 흉터인 것 처럼 보여 걸리지 않았고 그렇게 눈을 꿰매며 숨기고 살아가던 도중 친구가 목에 입이 생겨 밖으로 추방되게 되면서 타운의 규칙의 의문을 가지는 것으로 시작한다.이 책은 꿰맨 눈을 가지고 있는 주인공이 가장 정확히 보았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는 것 같다. 바깥 세상이 멸망한 줄 알았으나 사실 몸에 이목구비가 생긴 신인류들이 살아가고 있었으며, 그걸 인지한 것은 주인공 혼자 였기 때문이다. 마치 살아가면서 내가 알고 있는 정보가 조금 밖에 되지 않지만, 두려움으로 인해 정보를 부풀리며, 때로는 아는 척하는 모습이 생각났다. 책의 마지막은 열린 결말로 끝나지만 희망적인 내용을 담고 있어 주인공과 친구가 만나서 바깥 세상에서 살아갈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읽으면서 재미있고 생각하며 읽을 수 있는 책이 였던 것 같다.
프로젝트 헤일메리/필 로드&크리스토퍼 밀러/2026 헤일메리는 미식축구에서 경기 종료 직전, 성공 확률이 매우 낮지만 승리를 위해 기적을 바라며 던지는 긴 패스를 말한다이러한 뜻과 같이"프로젝트 헤일메리"속의 인류는 멸망한 위기에 놓여있다. 아스트로파지라는 우주 미생물이 태양의 밝기를지속적으로 감소시켜 이대로 가다가는 약 30년뒤엔 지구는 인류가 살기에 적절한 환경이 안되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주인공 그레이스는 이를 해결하기 위하여 유일하게 밝기가 줄어들지 않는 항성계 타우세티로 가는데... 헤일메리를 기대하고 보러간 것은 아니였다. 그져 오랜만에 나온 마션, 인터스텔라와 같은 SF영화 이상 이하도 아니였지만영화를 보는 약 3시간의 시간동안 몇번을 입을 벌리고 봤는지 모르겠다. 감히 CG의 즐거움은 인터스텔라를 뛰어넘었다고 생각한다.여운이 오래남았는지 모두가 나간 이후의 극장에서 한참동안 엔딩 크레딧을 끝까지 보고 나왔다. 하나 즐거웠던건 영화사가 끝까지 엔딩 크레딧을 본 사람들을 위해 아주 작은 이스터에그를 하나 넣어뒀다는것이다. 참 여러므로 즐거운 경험이였다.인터스텔라를 봤던 사람이라면 무난하게 재미있게 볼 것 같은 영화프로젝트 헤일메리 시험기간 한참 머리 아플때 분의기 환기용으로 한번보고오는건 어떨까? 후회는 하지 않을것이다.